2017년 3월 8일 수요일

충전인프라 모델 제안 - 플랫폼형 충전소 모델 ①

충전소를 설치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장소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장소일 것이다. 그 장소는 식당일수도 극장일수도 혹은 주점일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이러한 장소에 충전소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공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투자를 하고 그 중 일부를 정부가 지원하는 모습이 된다. 현실적으로 공간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매력이 없다. 전기차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 시설이 예상되는 수익을 가져다 주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예측이지만 현실적으로 초기에 투입되는 투자비가 설명되지 못한다.

플랫폼형 충전소 모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모델이다. 현재 주유소는 정부가 고시한 유가에 근거하여 지역별로 탄력적인 가격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압구정도의 휘발유 가격과 영등포의 가격이 다르다. 두 지역의 지대가 다르기에 원가가 다르고 그래서 유가를 다르게 책정할 수 있는 근거가 성립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가격의 변동을 결정하는 것은 주유소의 소유자인 사업자이다. 전기차 충전에 있어서도 유사한 원칙이 적용 가능하다. 특정 식당 혹은 공연장에서 충전이 가능해지면 각 사업장의 의사에 따라 충전요금을 일부 인상 적용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 이러한 가능성 하에서 플랫폼형 충전소 모델이 존립 가능하다.

플랫폼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현재의 모습처럼 정부가 주도적으로 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는 일정의 룰을 만들고 그 룰을 통해서 충전서비스를 공급하는 공급자와 이를 사용하여 충전을 하는 소비자간에 자연스레 거래가 발생하게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다. 그 룰이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적당한 편익을 가져다 줄 때 플랫폼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식당과 같은 사람들이 모이는 시설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게 만드는 룰은 가설적으로 이렇게 만들어질 수 있다. 위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전기차 사용자는 충전기가 설치된 식당에서 한 두 시간 동안 식사를 하면서 충전을 하고 싶은 수요가 있다. 이 때의 충전은 자신의 사무실이나 집과는 달리 타인의 장소에서 이뤄지는 것이므로 일정 수준의 추가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가정한다. 현재 강남구의 주유비용과 영등포구의 주유비용이 다른 것을 감안하면 성립 가능한 가정이다. 공급자인 식당 운영자는 아직 충분한 수요가 존재하지 않는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기에는 매력이 적당하지만 소수일지라도 그 충전소를 이용하기 위한 고객이 존재하고 이를 통해 수익이 발생한다면 충전소를 설치해 볼 의사는 있다. 물론 이를 위해 현재의 정부 정책처럼 자신이 투자를 할 생각은 없다. 누군가가 투자를 해주고 이를 통해 전기차 고객이 식당을 찾고 더불어 수익도 적더라도 발생한다면 자신의 앞마당을 빌려줄 의사가 있을 것이다. , 소비자 입장에서는 약간은 비싸지만 식사와 같은 다른 목적의 행위와 충전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한번에 충족할 수 있는 솔루션이고 업장을 가진 사업자의 경우는 약간은 번거롭지만 새로운 고객과 수익원이 생겼으니 환영할 만한 이다.

플랫폼형 충전소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플랫폼 운영자가 필요하다. 운영자의 역할은 룰을 만들고 홍보하고 집행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 현재 충전인프라를 만들고 있는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와 같은 민간사업자가 적극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위에서 언급한 룰이 정책적으로 수용되고 사업장을 가진 사람들이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미국의 차지포인트(Charge Point)가 보여주고 있는 성공 사례들이 한국에서도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소수이지만 미국의 차지포인트의 충전설비를 활용하여 전기차 고객에 대해 무료 충전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도 나타나고 있다. , 전기차 소비자의 소비습관을 감안하여 충전시설을 일종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전기차 고객이 식당을 방문하여 무료로 10kWh(가능 주행거리 60km)를 충전할 경우 완속충전의 경우 100*10kWh이므로 전기료는 1,000(2019년까지 3년간 50% 할인 가능)이 된다. 마케팅 비용을 소비자의 구매비용 대비 10%를 쓴다고 감안하면 소비자의 구매가 1만원을 넘게 되면 사업주로서는 성공적인 마케팅을 수행한 것이다.

한국의 경우 아직 전기차의 보급이 미미하고 전기차 보급의 사전요건으로 충전소를 늘리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충전소 투자의 지원과 충전가격의 유동화는 집과 사무실이라는 고정화된 주차공간이 아닌 기타 주차공간에 대한 충전소 보급을 늘리는 데 핵심사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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