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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5일 금요일

전기차, 충전인프라가 문제? 더 큰 숙제는 따로 있다!

최근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반응의 대표적인 이유는 바로 충전소다. 충전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의 상황을 감안, 가까운 시일 내에 전기차가 쉽게 보급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전기차의 충전을 기존 내연기관의 주유와 동일 선상에 놓고 보면 해당 요소가 매우 부족한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지금 주유소에 비하면 전기충전소의 보급이 턱없이 부족하고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훨씬 길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버리고 충전이란 요소에 대해 다시 살펴보면 부족함 대신 편의성이 보인다. 통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자동차가 하루 중 약 90%를 정지한 상태로 있다고 한다. 만약 충전(주유)이라는 행위를 주유소를 찾아 이동하지 않고도 정지해 있는 시간을 통해 해결한다면 어떨까?

전기차의 충전은 주유소라는 특정 시설을 찾아 이동할 필요가 없다. 적절한 솔루션만 갖추고 있다면 내가 사는 곳이나 일하는 곳, 바로 그곳이 충전소다. 특히 내가 잠을 청하는 집은 충전소로 최적의 장소다. 일주일에 한 번씩 주유소를 찾는 대신 아침에 일어나 완벽하게 충전된 전기차를 이용하면 된다. 편리하다. 또 하나 좋은 점은 어디서나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제 도시는 물론 시골 오지에도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곳은 없다. 적절한 솔루션만 있다면 나의 차는 어디서든 충전이 가능하다. 충전 케이블만 있으면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그 사고를 스마트폰과 꼭 닮은 전기차로 확대하지 못하고 있을 따름이다.

전기차는 충전이라는 기능 면에서도 좋은 점을 갖고 있다. 전기차를 산 후 충전을 위해 아파트의 지하주차장에 완속 충전기를 설치하려면 약 700만 원의 비용이 든다. 이 중 300만원(개인용 비공용 충전기 1대당)은 환경부에서 보조해준다. 일단 충전기를 설치하면 나만의 전용 충전소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어찌 보면 매우 번거로운 일인 것 같지만 한번 충전으로 240㎞(1kWh 당 6㎞ 주행, 40kWh 배터리 기준)를 주행할 수 있고 그를 위한 전기요금은 2,000원(완속 충전요금 평균 100원/kWh, 2017년부터 3년간 충전 요금 50% 할인)에 불과하다. 충전을 위해 어딘가를 찾아갈 필요가 없다는 것은 엄청난 편리함이다. 이 같은 충전의 편리함에 대해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 중 하나는 우리나라의 전기 생산 방식에 있지 않을까 싶다.

가정 단위에서 보면 매달 350kWh 정도의 전기를 사용하는 가정은 하루 평균 10 kWh 정도의 전기를 소비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력 공급능력은 95GW(기가와트) 수준이다. 이 중 30% 정도의 예비율을 감안하면 일상적으로 70GW 정도(물론 한 여름에는 크게 늘어난다)의 출력이 사용된다. 에어컨, 텔레비전, 컴퓨터, 냉장고, 세탁기 등 모든 가전제품을 다 합해도 3~4인 가구를 기준으로 하루에 소비하는 전력량은 10kWh 정도다. 하지만 여기에 전기차를 포함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전력 소비량은 바로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출퇴근 등을 위해 하루 약 60㎞를 이동한다고 가정하면, 전기차의 충전량이 10kWh가량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기차를 선택하는 순간 한 가정의 전기 소비는 두 배로 뛸 수 있다. 물론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간과 일반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에 피크타임 분산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열대야와 야간 전기차 충전을 생각하면 그렇게 편하게만 생각할 요소는 아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과연 지금 한전의 배전망이 이처럼 가구당 전력수요가 두 배로 늘어날 수 있음을 고려하고 있는가의 문제다. 한전의 배전망은 대부분 오래전에 구축된 것이고 이미 가구 당 전력소비는 10년 전보다 늘어났다. 최근 한전이 펼치고 있는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한전은 전국 아파트에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을 펴면서 급속충전기(50㎾)는 1,500가구당 1기씩, 완속 충전기(7.7㎾)는 500가구당 1기씩 최대 6기까지만 보급하기로 했다. 이조차 여의치 않는 곳에는 이동형 충전기(3.3㎾)를 단지 내 최대 10개로 제한했다. 전기차로 인한 순간 부하 집중에 대한 걱정이 어느 정도 반영된 원칙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제는 눈앞으로 다가온 테슬라의 국내 진출을 생각해보자.

만약 아파트에 테슬라의 급속충전기인 슈퍼차저(120㎾) 3기를 설치하고 테슬라 전기차 3대를 동시에 충전한다면 과연 그 아파트는 어떻게 될까? 정전은 한여름에만 대비해야 하는 일이 아닐 수도 있다. 물론 전체 전력생산에 대한 고려도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의 전력생산은 자체 자원이 아닌 화석연료의 수입을 통해 전기를 만들어 사용한다. 전기차가 증가해 전체 자동차의 꽤 많은 부분을 대체하게 된다면 그 영향은 어떨까? 우리나라의 전체 전력소비 중 기업이 50%를 넘게 차지하고 약 15%가 주택용이다. 전력수요 70GW 중 약 10GW가 주택용으로 쓰이는 셈이다. 전기차 100만대 시대가 열리고 매일 밤 비슷한 시간에 완속 충전기로 10~20kWh를 충전한다면 7~8GW의 전력이 더 필요하게 된다. 이는 전체 차량 1,000만 대 중 10%만을 전기차로 바꿨을 때의 문제다. 여전히 주유소는 모두 존재하고 추가로 7~8GW를 생산해야 하는 발전소가 필요하다.

스마트폰을 구입하면 동봉한 충전케이블을 함께 준다. 전기차는 충전설비가 함께 제공되지 않는다. 전기차 충전에 필요한 장비가 고가이기도 하지만 기존의 전력설비에 플러그인 충전을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전기차 보급을 위해서는 전기차의 판매와 함께 충전설비가 돼야 한다. 그 충전이 얼마나 편리하고 저렴한지 사용자가 직접 체험해야 한다. 여기에 또 하나의 장점이 있다. 바로 신재생 에너지와의 결합이다.

집단주택에는 적용이 쉽지 않지만 단독주택의 경우 전기차 충전설비와 신재생에너지의 결합은 이상적이다. 테슬라가 제공하는 태양광 패널 솔라루프와 가정용 ESS인 파워월 2, 전기차로 연결되는 솔루션은 꽤나 참신하고 매력적이다. 일반 기왓장처럼 생긴 솔라루프는 눈이나 우박, 먼지 때문에 효율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반영구적이라고 한다. 14kWh 용량의 가정용 ESS인 파워월 2는 솔라루프로 발전한 전력을 저장, 4인 가족이 하루에 쓰는 전력수요에 대응한다. 만약 이렇게 생산한 잉여 전력이 테슬라 전기차의 충전에 사용된다면 우리가 앞서 생각했던 문제는 사라진다. 기존 전력생산을 늘릴 필요도 없고, 도시 내 배전문제를 고민할 필요도 없다. 개개의 가정이 만들어내는 에너지 독립형 시스템은 편리하고 깨끗하며 저렴하다. 하지만 우리는 신재생 자원이 부족하다. 바람이 잘 불지 않고 태양 자원도 많지 않다. 하지만 전기차가 태양광 사업과 연결되면 다른 해법이 나타날 수 있다. 태양광을 전기차를 위한 일차 발전 수단으로 결합한다면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새로운 방법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특히 전기차는 가정용 ESS라고 할 정도의 대용량 배터리를 갖추고 있어 여름의 태양 자원을 낭비 없이 이용할 수 있다.

2017년 2월 1일 수요일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진단 ⑤

[짝퉁과 꽌시가 만든 중국의 신유통, 웨이샹]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이다. 공산당이라는 하나의 정치집단이 대중 위에 군림한다. 이 때문에 문화혁명 때까지 공산당은 모든 인민에게 직업을 제공했다.
사람들은 직업을 갖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이 주어지기를 바랐다. 사유재산이 허용되지 않는 경제체제에서 사업을 통해 개인의 부를 축적하려는 노력도 거의 없었다.

그러한 중국이 1980년대부터 개혁개방을 통해 변화를 추구하게 된다. 사유재산이 허용되면서 소비에 대한 욕구는 다양한 영역에서 민간의 참여를 만들어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창업이 이루어졌다. 그런 중국에서 대중창업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게 된다.
이 단어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대중들의 창업이다. 한국에 빗대어 생각해보면 치킨집 창업이라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 한국의 경우 실업자가 된 많은 50대들이 치킨집을 내지만 그 중 80%가 문을 닫는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에서 대중창업은 부정적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중창업이 중국에서는 어떤 의미로 만들어진 것일까? 일단 정치적 근거를 살펴보면 그 시작은 명확하다.

2015년 양회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는 중국은 근면하고 지혜로운 13억 인구를 가지고 있다만약 전 사회 모든 세포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면 경제라는 유기체는 생기가 충만해질 것이고 대중창업 만중혁신은 무궁무진한 창의와 무한한 부를 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언급되었던 대중창업(...) 만중혁신(.)”이라는 두 구절은 과거의 정부주도의 제조업기반 양적 성장의 한계를 돌파하는 방법으로 민간과 시장 기반의 창업과 혁신을 선택했음을 뜻한다.


실업해결의 돌파구, 대중창업

리커창은 2015년 이후의 성장엔진으로 대중창업 만중혁신을 내세우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책들을 입안, 1위안이면 회사설립이 가능한 ‘1위안 창업시대를 만들었다. 아직 1위안으로 창업이 가능한 도시는 한 곳뿐이지만, 점차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기업등록을 위한 기간도 과거 1개월에서 3일로 줄었다. 또한 창업을 지원하는 세제, 임대료, 공과금, 대충, 교육 등 다양한 혜택들이 만들어졌고 각 지역마다 독자적인 지원 프로그램들이 생겼다.
그 결과, 2015년 신설기업 수가 443 9000개로 전년 대비 21.6% 올랐고 등록자본금 역시 29조 위안으로 전년 대비 52.2% 상승하였다. 이 두 데이터 모두 역대 신기록이다.

창업지원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대학생 창업지원금이다. 당해년도 대학 졸업생이거나 졸업 2년 이내이면 누구나 5000위안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지방정부 중에서는 베이징이 가장 파격적이다.
베이징시는 대학생이나 지방의 촌관(대학생 농촌간부)이 창업을 하면 100만 위안까지 무담보로 대출을 해주고 이자는 구(?) 재정에서 보조해주고 있다. 필요한 서류는 주소지 호적과 대학졸업 혹은 재학증명이 전부이다.
대학생이 취업을 하지 않고 창업을 택하면 한국 돈으로 약 2억 원에 가까운 돈을 무담보로 제공해주는 것, 물론 100만 위안이라는 파격적인 숫자가 가능한 것은 베이징이 가진 특수성 덕분이고 기타 도시들의 대출금 규모는 10~20만 위안 수준이다.
전체 재원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지만 한국과 비교해볼 때 혁신적인 제안임에는 분명하다. 중국정부가 혁신창업을 경제정책의 한 축으로 선택한 것은 정치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이유와는 다른 속내가 있다. 그 첫 번째는 실업률이고 두 번째는 빈부격차이다.

일자리 창출 수단으로 상거래 주목

중국에는 매년 750만 명의 대졸자들이 사회로 쏟아져 나오는 데 현재 정부주도의 제조업 정책만으로는 더 이상의 수용이 불가능하다. 적게는 15%, 많게는 29%까지 추정되는 청년실업률은 전체 국가의 활력을 저하시키는 요소임에 분명하다.

아울러 7000만 명에 이르는 빈곤층의 문제 역시 중국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아무도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지만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를 보면 중국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소득불평등 지표인 지니계수가 0.5를 넘으면(최대값 1) 사회전복이 예상된다고 하는데, 중국의 지니계수는 0.61이다. 참고로 한국의 지니계수는 0.36수준이다.

소비중심의 성장을 위해서는 소득창출이 필요하다. 실질적 실업상태에서 소득이 필요하기 때문에 창업에 내몰리는 게 한국의 상황이라면 중국은 더 이상의 직업을 만들어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창업을 장려하는 상황이다. 두 나라 모두 높은 실업률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중창업을 꺼내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중창업이 지향하는 바는 과연 뭘까? 전자상거래, 즉 인터넷 쇼핑의 관점에서는 웨이샹의 출현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웨이샹(微商, Weishang)SNS를 기반으로 상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개인 판매자를 말한다. 작다는 의미의 웨이()와 상인을 의미하는 샹()이 합해져서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중국어로 웨이()’는 텐센트의 메시지 서비스 위챗의 중문 표현인 웨이신() 사용돼 다수의 미디어, 다수의 매체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일반적인 기술창업이 소수의 엘리트 창업이라면 대중창업은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창업의 형태로 볼 수 있으므로 웨이샹은 대중창업이 지향하는 의미와 일맥 상통한다.

웨이샹의 고객은 위챗이나 QQ 같은 메신저에 등록된 지인들이다. 타오바오 같은 C2C 쇼핑몰에 입점하려면 여러 가지 자격 요건과 보증금을 충족시켜야 하고 배송 등도 직접 맡아야 하기 때문에 접근이 불가능했던 판매자들이 웨이샹의 대상이다.
굳이 모델로 구분해보면 B2C2C라고 할 수 있다. 메신저 서비스 위챗을 통해 이루어진 자발적 상거래 서비스는 위챗이나 알리바바의 손쉬운 모바일 결제 시스템 덕분에 시장이 형성됐다.

웨이샹 거래 규모, 30조로 성장

2015년 웨이샹 수는 1500만 명으로 거래규모가 1800억 위안( 30조원)에 달했는데, 이는 중국 전자상거래가 1998-2008년까지 10년을 거쳐 이루어낸 규모다. 그 만큼 빠른 시간 내에 웨이샹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추세는 전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던 신뢰의 이슈를 다시 제기하고 있다. 타오바오와 같은 C2C, 나아가 티몰과 같은 B2C에서도 완벽하게 가짜 상품 이슈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불신이 중국의 전통적인 관계문화(꽌시, ?)와 연결된 것이다.
즉 내가 아는 사람이 제공한 상품이기에 신뢰할 수 있다는 동양적인 사고가 새로운 유통형태를 지지하고 있다. 또 전자상거래는 빠르게 보급됐지만 2, 3선 도시의 오프라인 유통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불균형은 웨이샹이 새로운 유통망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웨이샹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해외 브랜드뿐만 아니라 중국의 전통기업들도 오프라인 유통망을 버리고 웨이샹을 통해 유통망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웨이샹의 형태는 두 가지다. 첫째는 브랜드 웨이샹, 둘째는 웨이샹 플랫폼이다. 브랜드 웨이샹은 자신의 상품을 가지고 웨이샹 조직을 운영하는 형태다. 우리나라의 아모레 아줌마와 비슷한 형태인데, 인터넷과 모바일 중심이라는 점에 차이가 있다.
전자제품 유통채널인 쑤닝이 자사 직원들에게 회사의 상품을 판매하게 하고 수수료를 지불하는 방식 역시 브랜드 웨이샹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제조업체들이 브랜드 웨이샹의 형태를 선택하고 있는데, 이는 브랜드 웨이샹이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유통망 구축이 쉽고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위챗에 공식계정(카카오 플러스 친구와 비슷하다)을 개설하고 위챗매장을 통해 영업하는 방식을 필수 유통형태로 생각하고 있다.
웨이신의 발표에 따르면 800만 개 이상의 공중계정(공식계정)이 등록됐으며, 그 수가 매일 1 5000개씩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중국의 화장품 기업인 한슈(., Kans)이다. 한슈는 2014년 웨이샹 모델을 근간으로 온라인 유통망을 구축했는데 현재 웨이샹 숫자가 10만 명에 이른다. 각 지역마다 지역총판을 모집하고 지역총판이 웨이샹을 모집하는 형태로 영업망이 구성돼 있다.
웨이샹의 구매수량에 따라 가격이 차등 적용되는데, 이 같은 방식은 한슈를 국내 3위의 화장품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한슈는 백화점, 마트, 할인점을 아우르는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완성하게 된다.

웨이샹 인프라 제공으로 성장한 윈지


두 번째, 웨이샹 플랫폼은 웨이샹을 위한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여기서 인프라는 다양한 상품, 배송서비스, 영업을 위한 콘텐츠 등을 뜻한다.
웨이샹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모든 요소를 제공하는 것, 특정 브랜드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상품을 소싱하여 웨이샹을 중심으로 구축된 유통망을 통하여 최종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윈지(), 쓰부() 등이 좋은 예다.

윈지(, Yunji) 40만 명의 웨이샹에게 1000개의 브랜드를 공급하는 중국 최대의 웨이샹 창업플랫폼이다. 윈지의 차별포인트는 하루에 1위안만 투자해 연간 365위안만 지불하면 판매 점주를 할 수 있다는 것. 점주에게 상담을 제공하는 멘토링 프로그램과 자체 물류창고 보유도 특징 중 하나다.
그러나 점주가 윈지에서 3단계까지 하위 점주를 모집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상품판매보다 하위 점주의 가입비와 판매 수수료로 수입을 내는 경우가 많고, 마진 보장을 위해 상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다단계 운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 품질과 가짜 상품의 이슈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웨이샹 창업은 쉽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초기 위생허가를 받지 않은 상품이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가 하면 피라미드 식 운영방식으로 대량의 재고를 안게 된 웨이샹 피해자들이 속속 나타남에 따라 사회적 이슈가 됐다.
이는 웨이샹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었다. 시진핑 주석은 훼손된 웨이샹의 이미지를 쇄신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웨이샹이 다단계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말하고 불법운영자들에 대한 웨이샹 정화 작업을 요구했다. 또 이러한 노력을 통해 웨이샹의 새로운 발전시기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재 여러 정부기관에서 웨이샹 모델의 법제화를 추진중이며 다단계뿐만 아니라 홍보를 위한 도배행위, 거짓정보, 품질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2016년 여름에는 텐센트 역시 불법 웨이샹 정화에 나섰다.
텐센트는 웨이신 공식계정을 통해 불법 다단계 판매로 적발되면 영구적으로 아이디를 차단, 3000개의 공식계정이 차단되었다고 한다.

웨이샹에 대한 평가는 아직 물음표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는 웨이샹이 물과 불을 경험한 해가 2015년이라고 했다. 중국에만 있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소셜커머스 모델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소셜(social) 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중국의 꽌시(?)와 같이 놓고 보면 왠지 그 끝은 창대할 듯하다.

중국 전자상거래의 변화양상은 신뢰를 중점으로 변화해 왔다. 그들의 일상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꽌시가 토대가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꽌시가 없으면 어떤 일도 이룰 수 없다(...不成事)’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에서 꽌시는 중요하다.
그들이 꽌시를 온라인 상에서 바라는 것이 욕심일 수 있겠지만, 중국에선 신뢰를 얻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전자상거래가 출현할 것이다.

소비자는 더 나은 신뢰를 얻기 위해 그리고 판매자는 더 나은 신뢰를 주기 위해 전자상거래는 변할 것이고 이에 맞춰 중국 정부는 세수확보소비진작을 이루기 위한 행동을 취할 것이다. 중국에서 꽌시신뢰가 앞으로 중국 전자상거래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주목된다.

시진핑 주석은 훼손된 웨이샹의 이미지를 쇄신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웨이샹이 다단계가
아니라고 공식적으로 말하고 불법운영자들에 대한 웨이샹 정화 작업을 요구했다.


2017년 1월 31일 화요일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진단 ④

[중국 해외 직구, 성장은 계속된다]


중국 국민이 해외 사이트에 접속해 직접 상품을 구매하는 해외직구는 중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상품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중국 조사업체인 빅데이타리서치(베이징정보자문유한회사)에 따르면 2014년 해외직구 규모는 전년보다 95% 증가한 1500억 위안(25조원)에 달하고 2015년에는 다시 2400억 위안(40조원)으로 급증했다. 2018년에는 해외직구 규모가 1조 위안(180조원)에 달할 것이란 예측이다.

표면 상으로 보면, 해외직구 상품을 수입하는 주체는 개인이고 매출은 모두 다른 국가의 몫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해외직구를 장려하고 있는데 이는 해외직구 규모가 커짐에 따라 소비 또한 늘어나기 때문이다.

중국정부의 해외직구 장려는 소비의 다양화와 경험의 증대라는 표면적인 이유도 있지만 내심은 국내 산업이 충분히 인민들의 소비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소비를 통한 성장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 소비를 이끌어낼 만큼 매력적인 상품이 많지 않은 현실을 직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중국, 특히 2선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쇼핑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쇼핑몰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구매할만한 상품을 찾는 것도 무척 힘든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이는 유통채널이 제대로 성립되기 전에 인터넷 유통망이 발전한 탓도 있지만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큼 충분히 매력적인 중국상품이 부족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런 중국의 여러 상황을 보면 해외 직구는 중국 인민에게 좋은 탈출구이다. 배송까지 길게는 2주일을 참아야 하고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반품이 거의 안 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직구를 통해 맘에 드는 물건을, 특히 면세로 살 수 있다는 점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면세 통관은 한 사람 당 연간 2만 위안으로 웬만한 상품의 구매, 특히 화장품이나 의류는 큰 문제 없이 살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직구는 중국 전자상거래의 중요한 하나의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원래 직구는 소비자가 해외 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의 잠재력을 인식한 해외 사이트들이 직접 중국어로 된 사이트를 만들고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결제방식을 채용하는 등 전문적인 직구 사이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쇼핑몰들이 지마켓 직구몰 같은 직구사이트를 만드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관세청의 전자상거래 수출 동향보고에 의하면 최근 1년간 수출금액은 1829만달러(1,232억원, 7억위안)로 전년 동기 대비 232.3%나 급증했다. 그 중 중국이 최대 수출대상국으로 42.2%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중국 직구시장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국내 쇼핑몰들도 사이트 내에 중국어를 지원하고 중국카드로 결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다른 직구몰은 중국인이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중국에 만드는 사이트들이다. 즉 중국인의 소비습관을 잘 알고 있는 중국인이 해외에 제품을 조달하는 조직을 두고 직송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중국에서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판매가 된 상품은 해외에서 직배송 하는 형태를 띤다.

중국 통계청이 중국내 직구사이트의 거래규모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5년 거래규모는 5.2조 위안(926조원)에 달했고 2016년에는 그 규모가 6.5조 위안을 기록, 해마다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장을 한 것은 중국 소비자의 해외 상품에 대한 욕구가 늘어난 원인도 있지만 정부의 국가 간 전자상거래 장려정책과도 매우 큰 연관이 있다. 정부는 늘어나는 해외소비를 국내로 돌려 세수를 강화하고 수입하는 모든 해외상품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판매사이트와 해관데이터시스템에 연동하도록 의무화 함으로써 거래를 투명하게 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확대를 위한 인프라를 확보한 셈이다. 2016 1월까지 13개 도시(정저우, 항저우, 텐진, 상하이, 충칭, 허페이, 광저우, 청두, 다롄, 닝보, 칭다오, 선전, 쑤저우)를 보세시범구역으로 정해 이 곳에서만 보세수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보세수입의 경우, 1000위안 이하의 상품에 대해서는 수입관세를 면제해주고 상품에 따른 행우세만을 부과하는 정책을 취했다. 이로 인해 보세구를 이용한 직구상품의 가격은 일반 무역대비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그 결과, 국내 직구사이트는 활성화됐지만 일반 무역업체가 큰 타격4을 입었고 반발도 커졌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2016 4 8일 새로운 보세정책을 발표했다.

신 정책에 의하면, 보세시범구역 이용 시에도 기존 일반무역 시에 적용하던 증치세와 종합세를 모두 부과한다. 다만 2000위안이 넘지 않는 상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하고 증치세와 종합세를 30% 감면해준다. 물론 2000위안을 초과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일반무역과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또 기존의 50위안 이하 소액 구매의 세금 면제 해택을 폐기했다.

변경된 세율을 적용할 경우 과거 행우세에 비해 꼭 세금이 올라간다고 볼 수는 없다. 상품품목에 따라 높아진 상품도 있지만 낮아진 상품도 있다. 그러나 세액면제 혜택이 없어져 소비단가가 다소 올라감에 따라 중국 내의 직구사이트 주문량은 빠르게 위축됐다.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점은 그동안 통관신고서 없이 보세창고로 수입되던 해외직구 상품들이 화물로 분류되면서 복잡한 검역과정을 거치게 된 점이다.
이는 중국 내 해외직구 업체가 크게 반발하는 원인이 됐다. 그로 인해 5 25일 중국정부는 지정 보세구역에 한해 신 정책 개편안을 2017 5 11일까지 유예한다고 발표했고 1년간 신 정책을 전면적으로 실행하기까지 대비할 시간을 주겠다고 통지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보세정책에 관한 여러 가지 발표로 중국은 해외직구 사업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세수, 상품 품질 등 다각도로 규범화된 통관 규제를 한층 심화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직구몰의 원조는 소위 말하는 따이꼬우(., Daigou)란 보따리상이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면서 물건을 직접 사서 중국에 판매하는 구매대행 모델이다. 따이꼬우가 등장한 것은 2005년 중국 유학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당시 중국에는 높은 관세로 물건 가격이 2,3배 차이가 났고 중국에서는 살 수 없는 브랜드도 많았기 때문에 많은 해외 유학생들이 방학을 하면 가족이나 친지들의 부탁을 받아 현지의 화장품, 시계, 가방 등 상품을 사다 주었다. 차츰 부탁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10%의 구매대행 수수료를 받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따이꼬우의 초기단계이다.

점차 따이꼬우의 규모가 커지면서 2007년 알리바바 계열사인 티몰에서 처음으로 해외직구 C2C플랫폼인 티몰글로벌쇼핑을 선보였다. 그 결과 따이꼬우들은 티몰과 타이바오의 트래픽을 이용할 수 있어 고객 수가 크게 늘었고 해외직구족인 하이타오(, Haitao)들은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게 됐다.
이러한 플랫폼의 등장은 자연스레 따이꼬우에게 판매의 장을 마련했으며 그들의 규모를 키웠다. 이런 상황이 계기가 돼 중국 해외상품 구매열풍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따이꼬우들은 해외를 방문해 상품을 구매할 때 영수증, 구매 사진, 배송 사진 등을 통해 정품임을 인증하는 방법을 택했다. 아날로그적이면서 매우 비공식적인 방법이지만 이를 통해 구매자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규모는 2014년에 829억 위안(14조원)에 달하고 전년 대비 상승률이 62.3%였다.

최근 중국의 세관정책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가장 중요한 유통 수단은 아직 따이꼬우다. 그런 따이꼬우들이 상품 단가를 낮추기 위해 회색통관(중국 입국 시 세관 신고 절차를 밟지 않고 불법으로 상품을 반입하는 것)을 해 중국 정부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하나의 중요한 유통채널로 성장한 따이꼬우의 밀반입 행위를 중국 정부는 가만히 지켜만 볼 수 없었다.
2014 4월부터 중국 해관은 개인물품 통관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회색통관 근절에 나섰다. 또한 많은 밀반입 따이꼬우 조직에게 실형을 내리고 이를 기사화해 그들의 행동을 통제했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2015년 따이꼬우 시장규모는 400억 위한 수준으로 전년 대비 30% 줄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직구란 해법은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 공급을 통해 소비를 진작시킨다는 장점이 있는 솔루션이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결코 버릴 수 없는 솔루션이고 이를 통해 국내 생산자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적절한 수단을 통해 과세를 하려는 시도는 이미 관세정책이나 따이꼬우에 대한 대응을 통해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중국정부는 알리바바로 하여금 중국에 직구로 들어오는 상품들에 대한 직접 관여를 지시했다고 한다.
이는 해외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하는 상품들을 가능하면 알리바바가 조달해 중국정부가 통제 가능한 영역 내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는 의미이다. 중국 정부는 해외상품을 통해 중국 인민들의 소비가 진작되는 것은 선호하지만 그 과정이 통제되지 않는 것은 싫어한다는 의미이다.


2016 4 19일 ㈜담양한과 명진식품이 중국 알리바바와 연간 20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은 것은 중국 정부의 해외 상품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017년 1월 26일 목요일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진단 ③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는 중국의 전문몰]


특별한 종류의 상품에 집중하는 전문몰을 버티컬 몰이라고 한다. 이 버티컬 몰은 특정 상품만을 취급, 직접 제품을 판매하고 배송해 종합몰인 징동보다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신뢰를 받고 있다. 버티컬 몰의 신뢰확보 방안은 취급하는 상품품목에 따라 다양하다.

버티컬 몰의 예를 통해 그들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중국의 버티컬 몰 중 하나인 벤라이(본래 생활)는 식료품을 전문으로 취급한다. 사람들이 먹는 제품이라서 소비자들은 안전에 대해 예민할 수밖에 없는데, 어떤 식품이든 먹어도 안전한가란 물음에 확실하게 물론이라고 답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측면에서 고민을 해야 한다. 벤라이는 차별화된 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식품안전을 보장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신뢰를 얻고 있다.


이 회사의 콜드체인 배송은 각 식품의 특정을 고려해 영양소 파괴와 수분증발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냉장(0~4)과 냉동(~-18)을 구분해 배송해준다. 특별 포장은 8시간 동안 지속되고 배달직원들은 상품의 식별은 물론 보관 방법과 영양 지식 등을 교육받은 사람들이다.

벤라이의 세심한 배려는 포장에서도 나타난다. 아이스 박스 안에 얼음과 함께 개별 포장하는데, 포장지에서 나오는 발안물질이 식료품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 PE(폴리에틸렌)PVC(폴리염화비닐) 소재의 포장재는 사용하지 않는다. 또 모든 농산물에 대해 43개 항목의 자체검사를 함으로써 인체에 유해한 농약중금속, 화학 물질을 철저하게 차단한 안전한 식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지우시앤왕(.)은 술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중국 최대 주류 온라인몰로 전체 주류 거래의 60%를 차지하는 곳이다. 주류를 전문으로 취급하다 보니 병이 깨지지 않게 2중 포장을 하는 등 포장에 많은 신경을 쓰는데 심지어 캔맥주도 에어백에 담아 배송한다. 맥주를 그냥 종이박스로 포장해 배달하는 종합쇼핑몰 1호점(1.)과는 분명한 차이가 나는 배송서비스다.

두 쇼핑몰 모두에서 술을 사 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라면 다음에 술을 살 때는 지우시앤왕을 선택할 확률이 크다. 이러한 지우시앤왕의 차별화된 안전배송이 소비자들을 자연스럽게 재구매로 이끌고 있다.

화장품 전문몰인 쥐메이(聚美.)정품보증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화장품 브랜드마다 판매 라이선스를 증명하는 수권서를 첨부,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주었고 징동처럼 모든 상품을 직접 매입 관리함으로써 가짜 상품의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쥐메이는 또 많은 해외직구 사이트에서 가짜 수권서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수권서 아래에 해당 기업의 사장 또는 담당자의 사진에 공식 파트너라는 글과 사인을 보여주는 방법을 택했다. 이어 업체 방문 사진과 MOU 체결 사진 등 정식 채널로서의 신뢰감을 높이는 다양한 이미지 사진을 보여주었다. 정품보장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쥐메이가 신경을 많이 썼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쥐메이는 단 4년 만에 중국 최대 온라인 화장품 쇼핑몰로 성장했다.


앞의 세 쇼핑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중국의 전문몰들은 자신들이 전문적으로 다루는 상품에서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신뢰가 무엇인지 파악, 그에 맞는 방안을 적용하고 있다. 소비자의 신뢰는 상품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 요구를 버티컬 몰이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노력은 자연히 비용의 증가를 초래하고 결국 버티컬의 한계로 이어진다. 버티컬 몰은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모의 상품재고를 확보하는 한편 차별화된 서비스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버티컬 몰이 감당하기에 너무 벅차다. 쥐메이의 사례가 이 같은 상황을 잘 보여준다.

다양한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높아지고 그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쥐메이는 제3자 기업의 입점을 허용하고 해외 직구 상품을 취급하게 됐다. 그 결과, 쥐메이가 현실적으로 책임을 질 수 없는 상품이 늘어나게 됐고 가짜 상품이 유통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이는 다시 쥐메이의 브랜드 신뢰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쥐메이는 오픈마켓의 비중을 큰 폭으로 줄여 직접 화장품을 거래했는데 제 3자가 물건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짝퉁 등장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다. 위조방지 바코드를 각 화장품 브랜드마다 부착하도록 해 짝퉁의 뿌리를 뽑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더 나아가 쥐메이는 체험형 매장을 개설, 소비자가 100% 정품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체험형 매장을 통해 제품의 진품여부를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자신들의 정품 보장에 대해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쥐메이는 입점몰의 폐쇄, 100만 위안 보상정책 등 가짜 상품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들을 동원했지만 이미 추락한 이미지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았고 모든 상품의 직접관리로 인한 비용증대는 결국 수익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악순환이 이어지자 한때 미국 나스닥 상장의 신화로 불렸던 쥐메이는 상장이 폐지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쥐메이의 신뢰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에는 많은 자금이 들어간다. 거래 규모가 아마존이나 징동 정도로 크다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인프라 투자를 합리화시킬 수 있지만, 쥐메이처럼 버티컬로 접근하면 그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다.

쥐메이가 취급하는 화장품은 상품의 특성상 모든 제품의 재고를 보유해 자체 유통을 하는게 진품을 보장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지만,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매출 규모를 만들어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버티컬 몰이 생존하려면 그 상품에 적합한 유통방법을 개발하는 것과 더불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불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 시장이기에 버티컬 쇼핑몰의 등장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테슬라의 도전은 성공할 것인가?

(2016년 5월에 작성한 글입니다.)

지난 3 31일 테슬라의 네 번째 모델이자 첫 번째 보급형 모델인 모델3가 공개됐다. 기본 가격이 35,000불로 기존 모델에 비해 약 절반 가격인 이 모델에 대해 Elon Musk는 이 자동차가 세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공개 후 일주일, 2017년 말 출시로 출시일이 아직 18개월도 더 남아 있는 제품에 사람들은 선주문 325,000대라는 놀라운 수치로 이 이야기가 단순한 허풍이 아닐 것임을 보여주었다. 2008년 첫 모델을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총 생산대수 120,000대를 조금 넘긴 테슬라의 이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만약 성공한다면 이 도전은 상용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테슬라는 전기차의 시대를 상당히 앞당겼다. 모두가 전기차는 시기상조라고 할 때 모델S를 통해서는 럭셔리 스포츠 세단 이상의 빠른 속도와 안정성을 보여줬고, 모델X를 통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넉넉한 실내공간과 파워 그리고 오토파일럿과 같은 최첨단 기능들을 보여주었다. 테슬라는 애플처럼 자동차계의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전기차는 여전히 미래의 자동차이다. 부족한 인프라도 문제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격일 것이다. 심리적으로 가까이 다가오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테슬라는 너무 비싸다. 보급형이라고 불리는 모델3의 도전은 거기에서 출발한다.

모델3의 성공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충전과 주행거리에 대한 우려이다. 테슬라가 이전 모델들로 충분히 해결했다고 보여줬던 충전과 주행거리 문제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이유는 테슬라의 기존의 두 모델과 모델3가 타겟하는 고객군이 다르다고 가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모델3의 초기 고객은 모델S나 모델X과 그다지 틀리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2020년 목표인 연간 50만이라는 생산설비와 약간의 옵션을 추가했을 때 4만불에 달하는 가격대가 추구하는 대상은 현재 BMW 3시리즈나 Benz C클래스 시장이라 봐야 한다면 기존의 모델과 모델3의 시장은 명확히 틀리다. 한국에서 동일한 브랜드는 소나타 수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주행거리 이슈로 돌아가면 모델3의 예상 주행거리인 346km 분명 짧은 거리는 아니다. 단지 문제는 이 타겟 고객들이 기존의 고객과 달리 개인적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가정용 충전시설을 보유하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분명코 야간에 가정용 충전시설로 8~9시간 정도를 충전하면 테슬라 모델3 346km을 주행할 수 있는 상태로 준비된다. 하지만 별도의 가라지나 충전시설이 완비된 주차장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충전의 이슈는 다시 소비자의 마음 속에 불안요소로 남게 된다. , 초기 고객군에서 Mainstream 고객으로 진화하는데 틈새(Chasm)가 명시적으로 존재한다. 모델3는 기존 테슬라가 추구했던 안전하고 빠르고 안락한 고급 대중승용차임에는 분명하지만 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기차가 갖고 있었던 기존의 문제, 즉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을 다시 해결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슈퍼차저는 그런 맥락에서의 안심요소였다. 모델S X에게 평생무료를 지향하는 슈퍼차저는 현재 613개의 장소에서 3628개의 차저(16 4월 현재)를 제공하고 있다. 무료라는 이미지와 지속적으로 늘어가는 급속충전소의 이미지는 고급모델의 충분한 주행거리와 함께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을 거의 완전히 불식시켰던 요소였다. 하지만 이 역시 고급시장에서는 이미지로 제공된 요소였지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즉 비상용이거나 여행을 위한 충전설비였다. 비록 30분이면 270km 주행거리를 충전할 수 있지만 여전히 30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바쁜 도시인에게 즐거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급형 시장을 놓고 보면 다른 이야기가 된다. 자택에서의 혹은 사무실에서의 Overnight 충전이 불가능할 경우, 혹은 어려울 경우, 급속충전 스테이션의 존재는 무척이나 중요해 보인다. Elon Musk는 모델3 발표와 함께 내년까지 슈퍼차저의 숫자를 2배로, Wall Connector의 숫자를 5배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보급형 모델의 슈퍼차저 충전시의 무료정책은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다. 보급형 시장까지 무료로 제공할 경우, 테슬라의 충전플랫폼으로서의 미래가 사라지기에 무료제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다가오는 가까운 미래의 충전은 기존의 태양광 충전만으로 어려울 수 있기에 기존 전력사업자와의 계통연계가 필요할 것이고 원가는 제로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전소의 존재는 보급형 모델의 매력을 올려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즉 나의 집 근처에 위치한 충전소의 존재가 테슬라를 선택하는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도 모델3의 예약이 가능하면서 슈퍼차저의 제공 여부가 큰 관심의 대상이었는데 우선 서울, 부산, 제주, 평창 등에 총 7개를 제공한다고 한다. 태양광 충전이 쉽지 않은 국내 여건상 테슬라가 어떤 형태로 급속충전소를 제공할 지 지켜볼 일이다.

테슬라가 시장선점을 위해 극복해야 하는 또 다른 문제는 생산능력이다. 조만간 있을 모델3의 파트2 공개 때까지 적어도 5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의 사전주문 열기는 실로 엄청나다. 하지만 이 열기가 가져다 주는 부담감 또한 적지 않다. 2017년 말 즉 지금부터 18개월 내에 테슬라는 기존의 생산능력인 분기당 15,000~16,000대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며 2020년까지 목표한 연간 50만대 생산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연평균 58%에 달하는 생산 성장율을 보여야만 한다. 그렇게 최소 6배 이상인 분기당 10만대의 생산량이 달성되어도 일주일간의 사전 주문량인 30만대를 소화하는데 3분기 이상이 필요하다. 그리고 전기차가 갖는 생산의 용이성과 미국 Fremont 공장의 생산설비나 생산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는 가정하에도 분기당 10만대의 생산량을 달성함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해야 하는 배터리의 공급이다.

2017년 모델3의 출시와 더불어 부분 가동을 시작하고 2020년 풀 가동 예정인 기가팩토리는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에서 2번째로 큰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공장이다. 연간 5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으로 전기차 50만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이다. 테슬라가 2020년까지 연간 5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고 발표한 근거도 기가팩토리의 규모에 있다. 기가팩토리가 가동되면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이 약 30% 정도 낮아질 수 있는데 발표된 모델3의 가격은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배터리 사재기와 같은 악재로 리튬의 가격이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한 해 전세계 생산량을 뛰어넘는 50GWh의 배터리 생산과 기대치인 30%의 가격 하락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테슬라는 기존의 두 모델을 출시함에 있어 언제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모델X의 경우는 첫 예정일에서 18개월이나 늦어졌다. 하지만 그 사실에 아무도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그만큼 만들어진 제품의 품질이 기대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Musk "고객에게 기쁨을 주지 못하는 제품을 내놓느니 수익을 포기하는 게 더 낫다"라고도 말했다. 그래서 시장은 테슬라가 모델3에 있어서도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 보고 있다. 심지어 이미 2017년 말이 아니라 2018년 출시라는 소문이 나오는 실정이다. 문제는 모델3가 기존의 고객과는 다른 고객을 대상으로 해야 하고 또 기존 모델 대비 특별한 "와우" 요소가 없다는 것이다. 모델S가 포르쉐 이상의 제로백을 보였고 모델X가 팰콘윙과 어마어마한 적재 능력을 보인 것과 달리 모델3는 비록 오토파일럿과 같은 첨단 기능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냥 밋밋한 346km 가는 전기차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테슬라에 전기차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차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왠지 모델3는 도요타의 프리우스와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 아닌 사실이다.

또 다른 맥락에서 테슬라 모델3에게 재앙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는 경쟁자들이다. 기존의 충분한 생산능력을 갖고 있고 테슬라의 성공 방정식을 이미 보고 학습한 경쟁자들이 주행거리를 늘린 경쟁제품을 2017년에 만들어낸다면 테슬라의 모델3가 갖는 매력은 많이 감소할 것이다. 현재 Nissan Leaf SV 모델은 34,200불이라는 가격에 172km라는 주행거리를 보이고 있다. 이는 30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상태에서의 주행거리로 테슬라처럼 대용량 배터리를 저렴하게 장착이 가능하다면 모델3와의 경쟁이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Nissan Leaf는 이미 20만대 이상을 생산한 경험을 갖고 있기에 이제 생산을 시작한 테슬라와의 경쟁에 있어서 모델3의 출시가 시작되는 2017년 말에 모델3를 상대할 만한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미 Nissan2018년에 190~240km 주행거리를 가지는 모델 출시를 발표했다. 그리고 Nissan이 가능하다면 I Series를 만들어내고 있는 BMW Benz도 가능하다.


테슬라가 촉발한 보급형 전기차 경쟁은 분명코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아젠다가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2017년 말 모델3가 출시되고 2020년까지 테슬라의 약속대로 연간 50만대의 생산설비의 구축이 가능하다면 그리고 그의 경쟁자들이 이에 필적할만한 경쟁제품을 시장에 쏟아내기 시작한다면 2018년 자동차 시장에서의 관심의 촛점이 전기차 즉 EV로 전환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즉 아이폰이 출시되고 시장이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갔던 2007년의 상황과 그다지 틀려 보이지 않는다. 물론 스마트폰 시장에서 나타났던 OS의 진화와 같이 새로운 제품이 기존의 제품을 완전히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EV를 기반으로 한 환경에 대한 규제와 자율주행, 혹은 스마트카와 같은 진화는 분명코 나타날 것이다.

알파고가 AI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이에 대한 정책을 정부는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AI에 대한 산업은 존재하지 않고, 자동차 산업이 전체 GDP에 기여하는 바는 10%를 상회한다. 모든 상황이 예상대로 돌아간다면 2, 그렇지 않더라도 3~4년 내에 전기차는 스마트폰이 만들어냈던 시장의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을 내제하고 있는 시한폭탄이다. 한국의 현대, 기아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이 어쩌면 그리 길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전기차에 대한 정책과 관심이 필요하다.

2017년 1월 25일 수요일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진단 ②

[알리바바 가고 징동의 시대 열릴까?]


미국의 경우 오픈마켓을 지향하는 이베이는 추락한 반명 종합몰을 지향하는 아마존은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2007년부터 아마존이 이베이의 가치를 추월, 이미 이베이의 12배를 넘어섰다. 이러한 변화의 바탕에는 신뢰한 이슈가 있다.

오픈마켓이 주는 중요한 가치는 가격과 구색이다. 플랫폼 운영자가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 자발적 거래를 돕는다. 판매하는 상품의 제한이 거의 없기 때문에 상품의 종류가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판매자들 간 자연스런 경쟁으로 가격은 최저가격을 형성하게 된다. 또 플랫폼 운영자의 개입이 거의 없으므로 운영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오픈마켓은 가장 효율적인 상거래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고객이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상거래에는 효율을 희생하고 품질을 추구하는 고객 군이 있고 그 규모는 사람들의 소득이 늘거나 이전 구매의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계기로 증가하기 마련이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플랫폼의 특정 기능을 사업자가 책임지고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기업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 대표 사례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가능한 많은 상품을 자체 보유하고 관리하면서 최단기의 배송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 상품의 가격이 타 플랫폼보다 높다고 판단되면 직접 판매자로 참여해 최저 가격을 보장한다. 고객은 아마존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신뢰를 얻는 것과 함께 아마존이 책임지는 서비스라는 안심을 얻게 된다.


이와 비슷한 변화가 중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타오바오라는 오픈마켓이 제공하던 전자상거래 서비스가 아마존을 벤치마킹 한 징동닷컴(JD.com) 같은 기능적으로 발전한 사업자에 잠식되고 있는 것. 징동닷컴 역시 아마존이 제공하는 신뢰감 있는 브랜드와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과 미국 모두 전자상거래의 이용이 보편화됨에 따라 상거래가 주는 기본적인 덕목인 신뢰(Trust)’를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고객서비스를 설명할 때 많이 쓰는 해슬 프리(hassle free)’란 영어표현은 번잡한 것에서 자유로운이라는 의미다. 해슬 프리를 시장의 시각에서 해석하면 구매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서 해방되는 것을 뜻한다.

그 동안 유통은 오랫동안 서로 경쟁하면서 제품의 불량, 파손, 오류 그리고 변심 등의 이슈에 대응하는 방법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구매 과정의 문제를 해결해왔다. 오프라인 유통부문이 겪어왔던 문제해결 과정이 지금 인터넷 기반의 전자상거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유통 역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해슬 프리를 구현할 방법을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가 물물교환을 시작으로 물건을 사고 판 이래, 상거래는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왔다. 인터넷 상거래는 직접 상품을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파는 사람도 알지 못한다. 물론 소비자가 상품을 바로 가지고 올 수도 없다.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한 환경이다.


특히 전자상거래는 상품에 대해 먼저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상품거래가 완결되기 전에는 계속 불안감이 남아 있기 마련이다.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보편화되면서 불안감도 조금씩 줄었지만 적잖이 발생하는 사고들은 소비자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덕분에 전자상거래는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변화를 계속해왔다. 소비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한 것. 전자상거래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불안감의 원인은 다양한데, 특히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소위 짝퉁으로 불리는 가짜 상품의 존재다.

중국 시장의 가짜 상품 범람은 소비자의 눈길을 소비자 간 거래(C2C)에서 기업대 소비자 거래(B2C) 시장으로 돌리도록 하는 데 일조했다. 전통적으로 중국 상거래에서 신뢰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상인을 중시하는 문화를 갖고 있는 중국은 흔히 사농공상으로 대표되는 상인에 대한 괄시가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전통적인 신뢰의 이미지는 산업화를 겪으면서 많이 퇴색됐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되면서 만들어진 짝퉁의 범람은 거래의 신뢰를 끌어내렸고 전자상거래의 발전은 가짜 상품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가짜 상품이 비대면 유통이 가질 수 있는 나쁜 점을 극대화한 것이다. 이 결과 중국 전자상거래에서 진품인지 여부는 가장 중요한 이슈이고 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짝퉁에 대한 알리바바의 강경한 태도가 눈에 띈다.


지난 73, 알리바바는 가짜 상품을 뿌리 뽑기 위해 짝퉁 제품을 추적, 퇴출할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실제로 알리바바가 짝퉁을 근절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시장 안에서 짝퉁의 존재가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트린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오픈마켓 중심의 C2C 전자상거래에서 B2C로 전환된 가장 큰 이유는 가짜 상품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 질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군지도 모르는 판매자를 신뢰하기 보다는 플랫폼 제공자를 신뢰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처음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작을 알리는 문은 타오바오가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타오바오는 눈 앞에서 파는 물건도 믿지 못하는데, 어떻게 온라인 상의 물건을 구입하느냐는 조롱을 받곤 했었다.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많은 사람들이 전자상거래를 이용하지만 불신을 완전히 없애기에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특성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징동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정품만 취급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브랜드를 확보할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은 바로 징동의 자체 물류 시스템이다.

징동의 물류시스템은 소비자의 신뢰를 받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티몰, 타오바오 등 알리바바 계열사와 다른 점이기도 하다.

알리바바의 경우 소비자를 다수의 기업과 연결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데 반해 징동은 철저한 관리를 통해 자체 쇼핑몰을 운영한다. 때문에 신뢰성 면에서 알리바바 보다는 강점이 있다고 평가된다. 중국 온라인 쇼핑업체 중 최대 규모의 물류 시설 창고를 보유, 신속한 배송을 자랑하는 징동닷컴은 11만여 명의 임직원 중 6만여 명이 전문 택배 배달원이다. 징동이 물류 유통 분야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바탕으로 징동은 소비자에게 ‘100분 서비스’, ‘211 배송그리고 징동 따오지아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100분 서비스는 제품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없는 온라인 쇼핑에서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찜찜함을 해결해 주는 서비스로, 배달된 제품에 대해 소비자가 불만을 표시하면 100분 이내에 해당 제품을 수거해 간다.

이처럼 징동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징동의 자체 물류 시스템과 300여 주요 도시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배송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징동의 물류시스템처럼, 인터넷 전자상거래에서 재고를 관리하고 직접 배송을 수행하는 기능은 일종의 책임의 증대라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은 비용의 증가와 오픈마켓 대비 가격경쟁력의 하락을 초래한다.

아마존과 징동은 이러한 비용상의 문제를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 풀어내고 있다. 아마존이 영어권 7억 명을 대상으로 지배적 사업자의 위치를 확보했다면 징동 역시 8억 중국인을 대상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알리바바에 이어 중국 제2의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한 징동은 지난해 약 80조 원의 거래액을 달성했으며 미국 나스닥에 상장(20145)해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가 주식을 매입, 1대 주주로 등극했다. 텐센트의 위챗을 기반으로 모바일 전자상거래 거래를 끌어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징동 역시 가짜 상품의 늪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징동이 직접 상품을 사서 진품유무를 확인하는 게 소비자에게 가장 신뢰를 주는 행동이지만, 쇼핑몰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감당하지 못하는 영역이 나타나곤 한 것이다. 결국 징동이 모든 물건을 직접 관리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되어 다른 업체의 입점을 허용했는데 이것이 징동에서도 가짜 상품이 나오는 원인을 제공했다.

징동은 잃었던 신뢰를 높이고 가짜 상품을 근절하기 위해 입점 업체들에게 까다로운 입점 절차를 밝게 하였고 가짜 상품이 발견될 경우 해당 업체는 바로 입점을 취소하고 퇴출조치를 하도록 했다.

이처럼 단호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징동에는 짝퉁이 존재하고 소비자의 신뢰 역시 낮아졌다. 사업자들의 입점을 허용함에 따라 가짜 상품 출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게 됐고, 거기에서 오는 불안감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린 것이다.

특히 해외상품이나 화장품, 식품과 같이 사용 후 진품여부가 판별되는 상품영역에서는 소비자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특정 상품에만 집중되는 전문몰들이 등장하는 배경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