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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8일 수요일

에너지 컴퍼니 테슬라 ②


에너지 컴퍼니 테슬라

언급했던 두 가지 문제 즉, 배터리 가격의 문제와 에너지 밀도의 문제에 대해서 테슬라는 상당히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테슬라를 자동차 회사가 아닌 에너지 회사로 재 정의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주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테슬라의 전기차에 대한 발표는 시장에 많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데, 드러나고 있진 않지만 그 혁신의 대부분은 에너지 저장장치인 배터리에 있기 때문이다. 이제 전기자동차 회사가 아닌 에너지 컴퍼니 테슬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테슬라의 미션은 “Accelerate the world’s transition to sustainable energy.” (세계의 지속가능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을 앞당긴다) 이다. 고갈되어 가는 그리고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화석에너지 중심에서 친환경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을 기업의 목표로 갖고 있는 곳이 바로 우리에게는 전기자동차 회사로 인식되고 있는 테슬라(Tesla)이다. 2012Model S라는 획기적인 전기차를 만들어냄으로 전기차가 단순히 친환경적인 차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우수한 차라는 평가를 만들어낸 기업이다. 그 기업의 미션이 바로 세계의 지속가능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을 앞당기는 것이다. 때때로 미션은 조금 거창하기도 하고 현실과 동떨어지기도 한다. 물론 그런 핑계로 테슬라의 미션 역시 그럴듯한 멋진 말 정도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테슬라라는 기업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 미션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그림 1] 솔라시티 비즈니스 모델

2016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솔라시티(Solar City)Tesla에 합병한다. 솔라시티를 26억달러 가치로 산정하여 솔라시티 한 주 당 테슬라 주식 0.11주를 발행하여 솔라시티(SolarCity)를 테슬라(Tesla)의 일부분으로 만든 것이다. 물론 합병 전에도 솔라시티는 테슬라의 급속충전소인 슈퍼차저를 운영하였기에 사업적인 연관성은 존재했었다. 하지만 태양광 설치 및 임대사업을 영위한 솔라시티와 테슬라 간에 직접적인 사업적 연관성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테슬라의 미션을 보면 이 합병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고, 또한 이 합병에 배터리라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테슬라는 본래의 업이던 전기차 사업과 합병한 솔라시티의 태양광 사업, 두 가지 사업을 갖고 있다. 그 중 태양광 사업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미국의 태양광 시장을 보면2016년을 시작으로 태양광 발전은 전국 신규 전력용량 증설에서 30%를 차지함으로써 새로이 늘어나는 전력공급에서 태양광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조금의 영향이 있기는 하지만 2017 3분기에만 미국에서는 태양광 발전이 2GW가 늘어났다. 이는 8분기 연속으로 분기 용량증설이 2GW를 초과한 것으로 태양광은 이제 미국 신재생의 중심이 되고 있다. 비록 2017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자신의 지붕에 솔라패널을 설치하려는 사람들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시장에서 테슬라의 솔라시티는 전체 개인주택시장의 35%의 점유율로 리더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누적 기준 현재 약 3.2GW의 발전용량을 갖고 있다. 현재 한국의 전체 태양광 발전용량이 5.7GW 수준임을 감안하면 그 규모(한국 전체 태양광 발전양의 50%를 넘음)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림 2] 미국 주별 태양광 발전단가 비교 그래프

신재생에너지 생산비용이 일반적으로 그리드에 연결하여 사용하는 전기요금보다 낮아지는 것을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라고 하는데, 州별로 전기요금이 상이한 미국에서는 이미 20개 州가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하였다. , 일조량이 충분한 州에서는 정부의 별도의 지원이 없이도 태양광이 발전원으로서 충분한 경제성을 지녔다는 의미이다.

[그림 3] 솔라루프를 지붕으로 채용한 주택 전경

이제 갓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테슬라의 솔라루프(Solar Roof)를 기준으로 간단히 경제성을 살펴보면 3만불의 투자로 매일 30kWh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설비(일조시간을 6시간으로 볼 경우 5kW용량의 장비설치 시)를 설치할 수 있다. 미국 평균 가구의 월 전력 사용량인 900kWh를 감안하면 모든 전력소비를 태양광으로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물론 2만불이라는 실질적인 투자비(현재 미국은 태양광 발전 시설에 대해 투자세액공제 30% 지원 정책을 운영하고 있음)는 최소 30년에 달하는 태양광 패널의 발전 보증 기간동안 원래 매달 지불해야 하는 전기요금과 비교해도 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투자(미국의 평균 전기요금은 12.65센트/kWh이고 900kWh의 전력을 30년 동안 사용하면 총 전기요금은 약 41,000불임)이다.

문제는 전력을 생산하는 시간대와 소비하는 시간대가 상이하다는 문제와 태양광이 가진 예측 불가능성을 어떻게 극복할 것 인가이다. 이미 태양광이 보편화되기 시작한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는 전력수요의 피크타임이 기존의 낮 시간대에서 저녁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림 4] Duck Curve 그래프 모습

이 그래프의 모양새가 오리와 비슷하여 Duck Curve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는데 이는 태양광 발전으로 인해 낮시간의 수요가 태양광 발전으로 소화되고 전력 수요가 저녁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 일반적으로 낮 시간대에 피크타임이 존재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이 이미 운영되고 있는 기존의 전기 발전에 대한 사고방식이 태양광의 도입으로 새롭게 변화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그리드 패리티에 도달한 州가 점점 많아지면서 혜택에 대한 형평성의 문제도 이슈가 되고 있다. 즉 태양광에 너무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패널의 생산 비용이 충분히 저렴해져서 일부 州에서는 일반적인 그리드와 충분히 경쟁이 될만한 상황인데도, 여전히 투자세액공제나 넷미터링과 같은 혜택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넷미터링은 신재생으로 생산한 전기만큼 발전가구의 전기 사용미터를 거꾸로 돌려주는 방식으로 전기를 전력사업자가 매입해주는 방식을 의미한다.

위에서 간단히 계산한 솔라루프의 경제성 분석 결과 역시 태양광 패널을 통해 생산된 전력의 100%를 모두 사용했다는 것이 전제된 결과이므로 만약 넷미터링 제도가 사라지거나 세제 혜택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제도가 변경되면 태양광의 매력도는 크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피크타임의 변화와 넷미터링의 정책 일몰과 같은 시장의 변화를 수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에너지 저장장치에 있다. 태양이 좋을 때 생산한 전력을 에너지 저장장치에 저장하여 태양이 없는 저녁에 사용하는 방법으로 특별한 제도의 혜택 없이도 스스로가 생산한 전력을 100%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가정용 ESS의 적극적인 보급이 태양광의 보급의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테슬라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가정용 에너지 저장장치인 Powerwall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현재 공급하고 있는 14kWh 용량의 Powerwall 2는 소비자가격이 7,000불 수준(설치비 1,500불 포함)으로 인버터를 내장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하지만 솔라시티의 태양광과 전기자동차가 만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Powerwall 2의 가격에서 설치비를 제외하고 대략적인 인버터 가격 1,500불을 제외하면 배터리만의 가격을 대략 4,000불로 예상할 수 있다. , 1kWh당 가격은 285불 수준이 된다. 또한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역시, 현재 배터리 비용이 차량 전체 비용 중 대략 25~30% 정도로 알려져있기 때문에 1kWh 당 가격은 약 250불 수준이 될 것이다. 결국 배터리 가격이 하락해야 테슬라의 태양광 사업과 전기차 사업 모두 경쟁력을 가지며 소비자의 수용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기가 팩토리

테슬라가 배터리 생산가격을 하락시키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규모의 경제이다. 배터리의 생산규모를 늘리면 자연스레 생산단가는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 예측은 이미 리튬이온 배터리의 지속적 가격인하를 통해 증명되어왔다. 하지만 테슬라가 돌파해야 하는 구간은 그 효율이 이미 많이 올라간 구간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그림 5] 건설 중인 기가팩토리 전경

20167월 테슬라는 네바다에 기가팩토리를 일부 오픈했다. 기기팩토리의 전체 21개 구획 중 14%3개 구획에 전기차를 위한 배터리팩 생산공정을 오픈하였다. 예상되는 전체 공장의 완공은 2020년으로 예상되며, 2020년 전체 공장의 완공을 통해 전기차와 Powerwall2에 사용되는 배터리의 가격을 30% 정도 하락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에 목표로 하고 있는 배터리 가격은 1kWh100불 수준이다. 2018년에 예상되는 배터리의 총 생산규모는 50GWh이며, 2020년 완공 시에 예상되는 생산규모는 150GWh이다. 2015년 기준으로 전세계 리튬이온 배터리의 생산량은 35GWh 수준임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테슬라가 배터리에 사운을 걸고 있는 것은 이미 설명한 것처럼 명백하다. 테슬라가 달성해야 할 과제가 단지 배터리 생산단가의 하락뿐만 아니라 한해 5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만한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춰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생산가격의 하락과 규모 그 자체를 확보해야 하는 것이다.

결론 및 시사점

이미 언급한데로 미국의 일반적인 가정은 매월 900kWh의 전기를 소비한다. 테슬라의 모델S1kWh 당 약 5km를 달릴 수 있다. 일반적인 월 주행거리를 1,500km 정도로 보면 전기차를 위해 추가로 필요한 전력량은 월 300kWh이다. 앞서 가정한 5kW 태양광 발전에 전기차 충전을 위한 2kW 용량을 추가해 지붕에 총 7kW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다고 가정하면, 월 생산하는 전력은 1,260kWh이 되어, 오로지 태양광만으로 자동차 운행과 가정용 전력소비가 가능하다.

[그림 6] 테슬라가 지향하는 에너지 자립 하우스 모습

테슬라의 생각을 한국에 적용해봐도 충분히 의미 있는 계산이 가능하다. 한국의 평균 일조시간은 약 3.6시간으로 미국의 절반 수준(미국 전체의 평균 일조시간은 6.8시간임)이다. 하지만 미국의 가정과는 달리 한국가정의 에너지 소비량은 가구당 평균 230kWh 수준으로 미국의 1/3 이하이다. 상대적으로 일조시간은 부족하지만 소비량은 그 차이보다 더 적기 때문에 유사한 태양광 설비의 적용이 가능하다. 즉 한국에서도 태양광만으로 가정용 전력수요 충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결론적으로 테슬라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체제는 아마도 에너지 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 운행(전 세계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Transportation 영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35% 수준임)과 가정용 전력소비 모두를 재생에너지를 통하여 충당하는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속가능 에너지 체제를 앞당기는 것은 테슬라의 미션일 뿐 아니라 테슬라의 생존과도 같이 맞물려 있어 보인다. 테슬라는 전기자동차와 태양광이라는 두 개의 장기적 리턴이 예상되는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전기차는 매년 50만대 생산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의 달성을 위한 생산설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솔라시티의 태양광 사업은 10년 내에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고, 여기에 솔라루프라는 신제품의 양산을 위한 기가팩토리2를 건설하기로 했다. , 테슬라는 매분기 거의 1조에 가까운 현금을 쓰고 있으며, 시장은 테슬라가 수익을 만들 때까지 최소 10조원 이상의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일런 머스크라는 천재적인 사업가의 기획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먼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일반적인 기업가들의 시각에서는 미치광이의 놀음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의 행동을 폄하할 때는 우선 그들이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테슬라가 추구하고 있는 전기차와 태양광이라는 두 가지 목표의 달성이 너무 멀지 않은 미래에 가시화 된다면 그들의 미션처럼 무언가 지속가능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여전히 미치광이의 놀음으로 보일지라도 우선은 테슬라에게 조금의 시간을 더 주었으면 한다. 폄하는 그 뒤에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은 테슬라 뿐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