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9일 월요일

농업용 전기차의 수용가능성 연구 ③

3.농업용 전기차의 수용 가능성 진단

농업용 전기차는 전기차 사용 활성화에 기여하면서도 농기계의 기능을 일부 대체하여 농업 기계화 촉진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용자 측면에서의 농업용 전기차에 대한 수용 가능성을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먼저 농업용 전기차는 농기계로서의 활용 가능성에 더해 일반 차량과 유사한 기동력을 지니고 있기에 주행 및 운송 목적으로의 사용이 더욱 용이하다. 이는 농업용 전기차가 기존의 농기계들과 비교해 훨씬 더 생활에 밀접하게 자주 이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경운기나 트랙터의 경우 최대 속력이 20km/h 수준이고, 도로교통법 상의 자동차 등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은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 농업용 전기차의 경우 목적에 따라 주행에 적절한 수준으로 부품 구색을 갖출 경우 일반 주행 목적의 차량과 같은 속력을 낼 수 있어 보다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실제 연간 사용 일수가 늘어날 경우 농민 입장에서는 초기 투입 비용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어 수용성이 더욱 쉽게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농업용 전기차는 다목적 차량으로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의 적용을 통해 기능적으로도 농기계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동력을 낼 수 있는 차량을 플랫폼으로 삼고, 이에 경운, 정지, 이앙 등에 필요한 다양한 장치를 탈부착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식을 채택할 경우, 농기계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차체는 그대로 유지하며 애플리케이션만 추가로 구입 혹은 임대가 가능해져 새로운 기술의 채택에 있어 추가 비용의 부담 역시 덜 수 있다.
 
마지막으로 농업용 전기차가 동일 마력의 트랙터가 수행하던 일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가정할 때에, 각 기계의 연료 비용을 비교하여 농업용 전기차의 타당성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일반 과수원 농가에서 주로 사용되는 28마력의 트랙터를 기준으로 삼을 때에, 농림부에서 면세유 지급을 위해 산정한 트랙터의 연 사용 시간은 약 115시간이다. 해당 시간이 실제 사용 시간의 절반 가량이라 추정했을 때, 트랙터의 연 단위 실 사용 시간은 230시간이다. 같은 마력의 농업용 전기차를 이용할 경우, 일 년 간 소요되는 소비 전력의 양은 28마력*0.746*230=4,804kWh이다.
 
해당 양의 전기를 농업용 전기로 공급받을 수 있을 경우 월 기준 전기 요금(400kWh/월 소비)1,800(기본요금)+8,640(전력량요금)+1,044(부가가치세 10%)+380(전력산업기반기금 3.7%, 10원 이하 절사)=11,860원이며, 일 년 간 전기 요금은 142,320원이다.
 
주택용 전기를 사용할 경우 누진세가 적용되어 월 기준 3,170(기본요금)+51,940(전력량요금)+5,511(부가가치세 10%)+2,030(전력산업기반기금 3.7%, 10원 이하 절사)=62,650원이다. 동일 요금으로 12개월 간 사용한다고 했을 때, 1년 단위 전기 요금은 751,800원이 된다.
 
동일 마력의 트랙터를 석유 연료를 이용해 운행할 경우, 전체 사용 시간의 절반 가량에 대해 면세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20156월의 유가를 기준으로 면세 경유는 리터 당 699, 일반 경유는 리터 당 1499원을 적용하여 연료 비용을 계산했다. 28마력 트랙터를 기준으로 시간 당 연료 소모량은 약 5.6리터이며, 농업용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연 230시간을 사용하는 것으로 가정한다. 이 때 소요되는 총 연료량은 1,288리터로, 이 중 절반에 대해서는 면세유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나머지 절반은 일반 경유를 구입해 사용해야 한다. 이 경우 월 연료 비용으로는 117,959원이 소요된다.
 
아래의 세 표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서로 다른 규격의 트랙터를 가정했을 때에, 각각을 사용할 때에 소요되는 연료 비용을 계산한 것이다. <1><2>는 동일 마력의 농업용 전기차를 사용할 때에 소요되는 전기 요금을 계산했다. 농업용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경우와 주택용 전기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를 나누어 계산했으며, 전기 사용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경우 농업용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주택용 전기 대비 효율적임을 관찰할 수 있다. <3>은 일반 경유를 사용하는 트랙터의 월 연료 비용을 추정하고 있다. 전체 연료 사용량 중 절반은 면세유를 사용하는 것으로 가정하였으며, 나머지 절반은 일반 경유를 구입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세 표를 비교했을 때 농업용 전기로 충전하는 트랙터는 경유 트랙터 대비 10-15%의 비용만 드는 것으로 추정되며, 트랙터의 마력 수에 무관하게 연료 비용의 측면에서 효율적임을 알 수 있다.

 
 
농업용
마력
월 사용전력
(kWh)
기본요금
전력량 요금
부가가치세
전력산업
기반기금
합계
28
400
1,800
8,640
1,044
380
11,860
56
1,260
18,000
27,216
4,522
1,670
51,400
115
3,818
18,000
82,469
10,047
3,710
114,220
<1> 농업용 전기 사용 시 농업용 전기차의 월 전기 요금 추정

- 28마력은 5kW 수전, 56마력 이상은 급속충전기를 위해 50kW 수전, 기본요금 360/kWh
- 한국전력공사는 전력산업기반기금과 합계요금 계산 시 10원 이하는 절사함
 
 
 
주택용
마력
월 사용전력
(kWh)
기본요금
전력량 요금
부가가치세
전력산업
기반기금
합계
28
400
3,170
51,940
5,511
2,030
62,650
56
1,260
10,760
521,206
53,197
19,680
604,840
115
3,818
10,760
1,991,032
200,179
74,060
2,276,030
<2> 주택용 전기 사용 시 농업용 전기차의 월 전기 요금 추정

- 28마력은 주택용 저압수전, 56마력 이상은 주택용 고압수전
- 한국전력공사는 전력산업기반기금과 합계요금 계산 시 10원 이하는 절사함
 
트랙터 정보
경유 사용 시
마력
연료소모량(L/hr)
연 사용시간(hr)
연 연료소모량(L)
면세유 공금량(L)
면세유 비용()
일반 경유 비용()
총 연료 비용()
월 연료 비용()
28
5.6
230
1,288
644
450,156
965,356
1,415,512
117,959
56
10.8
362
3,910
1,955
1,366,405
29,302,454
4,,296,650
358,054
115
22.6
534
12,068
6,034
4,217,906
9,045,266
13,263,172
1,105,264
<3> 경유 사용 시 일반 트랙터의 월 연료 비용 추정

2017년 5월 25일 목요일

농업용 전기차의 수용가능성 연구 ②

2.농업 기계화 촉진의 문제점

(1) 농가 소득 감소로 인한 영세 농가의 농기계 가격부담 심화
최근의 농기계 보유율 증가세의 정체는 국내의 다수 영세 농가에서 체감하는 농기계의 가격부담 심화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농기계 가격의 상승 때문에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아니다. 실제 아래 표에서 농가의 구입가격지수의 변화를 살펴보면 농가에서 구입해야 하는 종자, 비료, 농약 등의 기타 비용 대비 농기구의 가격지수는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실제 물가상승률에 비해 농기구의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은 아님을 나타낸다. 지난 2005년을 기준연도로 삼았을 때 2012년까지 각 비용은 종자가 25%, 비료가 33%, 농약이 19% 증가한 데에 비해 농기구의 가격은 5.2%만큼 증가했다. 이는 농업노동임금의 증가율 6.4%보다 낮아 실제로 농기계가 노동력을 대체하는 비용적 측면에 있어서의 효율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농가에서 느끼는 심리적인 농기계 가격의 부담감이 큰 것은 여전히 정체되어 있는 농가의 소득에 비해 농기계의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아래의 표에서는 국내 농가의 평균 수입을 바탕으로, 몇 년의 농가 소득이 있어야 주력 농기계 3(트랙터, 콤바인, 이앙기)을 구입할 수 있는 지를 나타내고 있다. 예컨대 47마력의 트랙터를 구매하고자 한다면, 2004년에는 0.6년 치 농가소득이 필요했지만, 2013년도를 기준으로는 0.8년 치의 농가소득이 필요하다. 농기계의 가격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농기계 구입 가능 연수가 유사한 기간 동안 33% 가까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농가 소득이 감소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소규모의 가족 농가가 중심을 이루는 한국의 농민들에게 값비싼 농기계의 가격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아래 표를 기준으로 3대 주력 농기계를 모두 구입하고자 한다면 농가소득을 기준으로 적어도 3.2년 치 소득이 필요하다. 해마다 사용해야 하는 고정 비용 및 인건비 등을 고려했을 때에 실제로 농가에서 해당 농기계를 모두 구입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요구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 적은 실제 연간 사용 일수
농기계의 가격 부담이 큰 것 외에도 농기계의 실제 연간 사용 일수가 적은 것 역시 농업의 기계화를 막는 원인이 되고 있다. 구입 비용의 규모가 커 한 번에 높은 비용을 투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사용하는 일수가 적기에 비용 효율이 더욱 떨어진다고 느껴지는 것이 심적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농가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농기계인 트랙터의 평균 연간 이용일수는 약 40일 정도이며 이용면적은 약 20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2010년대에 들어와 거의 변화가 없이 비슷한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어 실제 정부 차원에서의 면세유 지급에 있어서도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트랙터 외의 주력 농기계인 이앙기나 콤바인의 경우 트랙터보다도 연간 사용 일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앙기의 경우 1년 중 채 일주일이 안 되는 기간에만 사용하며, 콤바인의 경우 약 2주 정도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실제 이용 일수가 매우 짧기 때문에 영세 농가에서는 더욱 농기계의 구입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도 트랙터를 이용한 논갈이와 이앙기를 이용한 모내기의 경우 자가의 비율이 각각 37.2%, 33.9%로 나타났고, 이외의 경우 60% 이상의 농민이 타인의 기계나 농기계 임대 시설 등을 이용해 위탁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고려했을 때, 아래 표에서 나타난 농기계 이용 일수는 타인의 작업에 이용된 시간을 포함하므로 실제 이용 일수는 이보다도 더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정부에서는 농기계 임대사업 등을 운영하여 필요한 시기에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농기계를 대여해주는 정책을 펼치고 있긴 하나 특정 기간에만 수요가 집중되는 점, 또 대여소의 수가 많지 않아 대여 시 장비를 운반하는 데에 비효율이 발생하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어 농기계 사용을 더욱 장려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2017년 5월 22일 월요일

농업용 전기차의 수용가능성 연구 ①

1.농업 기계화 현황

농업의 기계화는 영농 활동에 있어서의 생산성 향상과 인건비 절감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먼저 다양한 농기계의 사용은 생산 작업에 투입되는 농민들을 높은 강도의 중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킬 수 있다이는 수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고인구통계적 측면에서는 고령화 양상을 보이는 국내 농업 인구의 노동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데에 기여한다뿐만 아니라 농기계는 인간의 노동력을 단순히 대체하는 차원을 넘어서 보다 효율적인 작업의 수행을 가능케 하며최근에는 기술적 발전을 통해 점차로 농기계만의 특수한 고도 정밀 작업 기능을 확보해나가고 있기도 하다.
아래 표에 따르면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주요 농기계 보유율은 빠르게 성장해왔다. 1990년대 중반까지의 보유율 증가는 농업기계화촉진법 시행의 일환인 정부의 보조금 지급과 저리 융자 등의 파격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특히 경운기의 경우 농기계 보유율이 4배 이상으로 증가했으며트랙터의 경우에도 1980년대까지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부터 급격하게 보유율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주요 농기계의 보유율은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는 모습을 보인다가장 큰 원인은 최근 수 년 간 농가 소득이 정체되어 있는 가운데 큰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농기계의 구입이 농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1>참고또한 농업의 기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던 과거에 비해 최근에는 정부의 보조가 점차로 사라지게 된 것 역시 농기계 보유율 정체의 원인이 되었다.

<1> 연도별 농가 소득 및 농업 경영비 추이

특히 경운기의 경우 보유율이 감소세에 접어들었는데이는 여타 기계와 마찬가지로 신규 구입이 감소한 데에 더해 실제 농가에서 경운기의 기능을 트랙터가 대체하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기존에 경운기로 작업했던 경운정지 작업을 트랙터가 대신하게 된 것이다이 같은 현상은 최근에 들어와 보편화되어 이제 경운기는 단순한 운반이나 방제 작업 정도에 사용되고 있는 경향이다이 같은 이유로 트랙터의 보유율은 전반적인 정체 가운데에도 소폭 증가하고 있다하지만 이를 제외한 이앙기관리기콤바인, 곡물건조기농산물 건조기 등의 주요 농기계의 보유율은 2010년에서 2012년 사이에 거의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농기계의 보유율은 경지 규모와 정의 상관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경지 규모가 클수록 보다 인간의 노동력만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고또한 대규모로 경작을 하는 농가일수록 농가소득 역시 비교적 여유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 공급되고 있는 농기계의 주력 규격은 점차로 커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트랙터의 주력 규격은 30PS 이하로전체의 60%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80~90PS의 트랙터 공급이 늘고, 40~50PS 규격의 트랙터 비중이 55%를 상회하는 등 점차로 중대형 농기계가 사용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이앙기 역시도 80년대 초반에는 4조식 보행형이 일반적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승용 6조식이 주력으로 사용되고 있으며콤바인의 경우에도 1980년대 2조식 주력에서 2000년대에 들어서는 5조식 주력으로 시장의 변화를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