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던 폭스바겐은 충격적인 사실을 발표하였다. 소위 폭스바겐 스캔들 또는 디젤 게이트라고도 불리는 이 사건은, 폭스바겐이 2009년부터 판매해 온 소형 디젤 차량 중 약 1,100만대 가량의 디젤 차량에 배출 검사를 속이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규제보다 더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디젤 엔진은 동일한 크기의 가솔린 엔진과 비교해 열 효율이 좋아 동일한 연료로 더 큰 출력을 낼 수 있어 토크가 높고 연비가 좋은 장점이 있으나, 출력이 큰 만큼 상대적으로 배기가스도 더 많이 배출하게 된다. 그 중 산화질소(NOx) 같은 경우는 호흡기 질환의 주범으로 석면, 타르, 카드뮴과 같은 1급 발암물질들인데 이를 완벽하게 제거할 수 없어 환경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디젤 엔진에서는 SAI(Secondary Air Injection), EGR(Exhaust Gas Recirculation),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DPF(Diesel Particulate Filter), LNT(Lean NOx Trap) 등 다양한 방식의 배기가스 정화장치들이 발전되고 장착되어 왔다.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효율은 떨어지고 가격은 상승하는 상황들이 발생하였다.
폭스바겐은 이 중 LNT라는 산화질소를 모으는 장치와 EGR이라는 배출가스 재순환 장치에 대해서 엔진의 제어 프로그램에 인증시험을 받을 때만 작동시키고 실제 도로주행 시에는 끄도록 조작을 한 것이다. 이 장치들을 사용하면 추가 연료 소모도 약 2~4% 정도 발생하고 엔진 출력이 저하되거나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유로6처럼 해마다 점점 강화되고 있는 경유차 배기가스 규제로 인해 아이러니하게도 더욱 많은 배기가스가 배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고출력과 연비의 향상이라는 기능적인 향상과 환경 보호를 위한 배기가스 규제의 기술적 발달 사이의 간극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이는 아래의 그래프를 통해 더욱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래 그래프는 실제 도로 환경과 테스트-랩 사이의 이산화탄소 배기가스 배출량의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해가 지날수록 요구되는 배기가스 배출량의 감소량에 비해 실제 개발되고 있는 차량의 감소량이 상당히 부족함을 알 수 있다.
농업용, 산업용 차량으로 주로 사용하고 있는 트랙터나 UTV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차량들이 고출력과 고연비라는 매력적인 장점들로 디젤 엔진을 사용하고 있고, 간혹 가격적인 이유들로 가솔린 엔진 차량이 생산되고 있다. 이미 높은 완성도를 지닌 내연기관이 이와 같은 차이 속에서 과연 사회에서 요구하고 있는 배기가스의 기준을 맞출 수 있을까? 디젤 엔진 정도의 고출력, 고연비를 유지하면서 환경 보호도 함께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얼마 전, 모델 X라는 놀라운 크로스오버 SUV를 발표한 테슬라는 100% 배터리 전기차를 만드는 기업이다. 이미 소형 스포츠카인 로드스터와 고성능 세단인 모델 S를 통해 기존 대중들이 가지고 있던 전기차의 고정 관념들을 모두 바꾸고 있는 이 기업은, 모델 X를 통해서는 전기차의 활용 범위를 더욱 넓히고 있다. 전기차는 초반부터 높은 토크와 회전력을 갖는 모터의 특성 상 초반 가속력이 대단히 좋은 장점은 있으나, 배터리의 용량 한계와 고회전에서 토크가 떨어지는 특성상 고출력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SUV와 같은 차량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소형 차량의 개발에 집중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모델 X는 그 고정관념 조차 바꾸었다.
모델 X는 7인승 크로스오버 SUV로 90KWh 배터리를 장착하여 최장 운행거리는 무려 400km가 넘으며 최고속은 250km, 제로백은 3.2초에 달하며 전후 2개의 고성능 모터를 통한 762마력으로 2300kg의 트레일러를 끌 수 있다. 그 외 최첨단 편의 기능들은 기본이다. 게다가 처음부터 전기차의 장점이었던 높은 효율을 바탕으로 내연기관 대비 탁월한 연비를 보여준다. 지금의 전기차는 최신 디젤 엔진에서나 가능해 보였던 고출력과 고연비를 모두 만족하면서도 환경 오염의 주범인 배기가스는 감소의 수준이 아니라 제로가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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