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1일 수요일

전기차의 기술 발전 동향

1873년 가솔린 자동차보다 먼저 개발된 전기차는 석유 연료와 내연기관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배터리에 축적된 전기 에너지로 모터를 회전시켜서 바퀴를 구동시키는 자동차이다.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먼저 개발은 되었지만 배터리의 중량이 무겁고 충전 시간이 오래 걸려 결국은 실용화되지 못하고 내연기관 자동차에 자리를 물려주게 되었지만 구조가 간단하고 내구성이 좋으며 운전하기가 쉬워 1920년대 중반까지는 소량 생산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공해문제가 심각해지면서 1990년대부터 다시 관심을 받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리튬이온 배터리처럼 기존 배터리의 단점들이 보완된 신소재의 배터리들의 등장으로 개발 속도는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전기차의 장점으로는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친환경적인 요소 외에도 에너지의 효율성과 운용비용의 절감, 그리고 구조의 단순함으로 인한 유지비용의 저감 등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의 효율은 약 17~21%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에 비해 전기차는 연료탱크로부터 바퀴까지의 효율을 의미하는 TTW(Tank to Wheel)이 약 85% 정도이다. 유전으로부터 바퀴까지의 효율을 의미하는 WTW(Well to Wheel)로 계산을 하더라도 발전소 효율이 대략 45% 정도이므로, 최종 약 40% 정도의 효율로 내연기관에 비해 2배 이상의 효율을 가지고 있다.

운용비의 경우도, 내연기관 자동차는 1리터의 휘발유가 완전 연소될 때 약 9kWh의 에너지가 생산되어 대략 10~15km의 주행이 가능하다. 그에 비해 전기차는 대략 1kWh의 에너지를 이용해 5~7km 정도의 주행이 가능하다. 게다가 부품수도 약 10% 정도이며 각종 오일 등의 유지보수도 거의 불필요하여 장기적으로 고장이나 유지보수를 위한 유지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요구된다.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은 여전히 주행거리 부족과 충전 시간이다. 하지만 상당 부분 과거에 비해 개선이 된 상태며 앞으로도 더욱 개선이 될 것이다. 현재 전기차 시장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테슬라의 모델 S를 보면 100kWh의 배터리를 탑재하여 완충 후 약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며,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전용 슈퍼차저(Supercharger) 충전 스탠드는 120kW 출력을 통해서 약 50분 만에 완충이 가능하다. 내연기관 자동차의 일반적인 주유시간으로 생각할 수 있는 10분 정도의 충전으로는 약 120km를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가 충전된다. 이제 전기차에서 주행거리와 충전 시간은 크게 단점으로 인식되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전기차의 핵심 요소에는 가장 중요한 배터리와 모터 그리고 그들을 관리할 수 있는 인버터/컨버터 모듈과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Battery Management System) 등이 있다. 인버터/컨버터 모듈은 충전 및 전력 변환 그리고 모터의 출력 조정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데 구동 초기부터 최대 회전수와 토크를 발휘하는 모터의 특징과 인버터의 VVVF(가변 전압 가변 주파수) 기능으로 변속기의 역할을 대신하므로 내연기관에서 사용하는 변속기가 불필요하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은 온도에 민감한 배터리 팩의 전압, 전류 및 온도를 모니터링하여 최적의 상태로 유지 관리하여 배터리 교체 시기 예측 및 배터리 문제를 사전에 발견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처음부터 모터는 전기차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였다. 초창기에는 3상 교류 유도 모터를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영구자석 동기 모터를 사용하고 있다. 크기도 작고 구조도 단순하며 그 덕분에 내구성도 좋고 상대적으로 효율도 높다. 테슬라의 로드스터는 30kg 정도의 작은 모터를 사용해 250마력 정도의 출력을 낸다. 내연기관은 전통적인 4행정 과정을 거치면서 대부분의 에너지를 열로 낭비하고 변속기를 거치면서 실제 바퀴로 전달되는 효율은 15~20% 정도이다. 이에 반해 전기차는 전기 생산을 위한 발전소의 발전 효율을 고려하더라도 모터의 효율이 거의 90%에 달해 최종 35~40% 정도의 효율을 갖는다. 게다가 대부분 발전기의 기능을 갖추고 있는 모터를 사용하고 있어 회생제동을 통한 에너지의 실시간 충전이 가능하여 약 5% 정도의 추가 효율도 가지게 된다. 회생제동은 브레이크 동작 시의 마찰 에너지나 내리막 길에서의 위치 에너지를 모터를 이용하여 발전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능이다.

전기차에서 사용하는 모터의 가장 큰 특징은 시동 처음부터 일정 구간까지 지속적인 최고 회전력을 보여 토크가 높다는 점이다. 그 결과 전기차들은 일반적으로 초반 가속력이 상당히 좋다. 테슬라 모델 X의 제로백은 고성능 스포츠가 수준인 2.4초이다. 물론 가속 이후 토크가 떨어지는 단점도 있지만 전류량을 늘리거나, 간단한 구조의 변속기를 사용하거나, 테슬라처럼 복수 개의 모터를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보완이 가능하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개발은 보다 효율적인 전기차를 개발하기 위한 당연한 과정이다. 오랫동안 전기차는 전용 플랫폼의 개발 없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플랫폼을 공용으로 사용하였다. 전용 플랫폼 개발 비용과 시간을 생각한다면, 전기차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시각에서는 당연한 결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로 인해 전기차가 당연히 가질 장점들은 사라졌고 단점들은 더욱 부각되는 상황들이 발생하였다. 하지만 테슬라로 대표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도입은 전기차가 갖는 구조의 단순함과 배터리라는 특징들이 갖는 요소들을 최대한 장점으로 극대화 하였다. 구조의 단순함은 여유 공간을 최대한 넓혔으며, 배터리를 차체 하부에 위치시킴으로 저중심의 안정적인 설계와 배터리 교체와 같은 확장성을 갖게 됐으며, 불필요한 요소의 제거 등의 최적의 플랫폼 설계를 통해 공기역학을 최대한 활용하여 연비를 극대화 할 수 있게 되었다.

2015모델 X라는 놀라운 크로스오버 SUV를 발표한 테슬라는 100% 배터리 전기차를 만드는 기업이다. 이미 소형 스포츠카인 로드스터와 고성능 세단인 모델 S를 통해 기존 대중들이 가지고 있던 전기차의 고정 관념들을 모두 바꾸고 있는 이 기업은, 모델 X를 통해서는 전기차의 활용 범위를 더욱 넓히고 있다. 전기차는 초반부터 높은 토크와 회전력을 갖는 모터의 특성 상 초반 가속력이 대단히 좋은 장점은 있으나, 배터리의 용량 한계와 고회전에서 토크가 떨어지는 특성상 고출력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SUV와 같은 차량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소형 차량의 개발에 집중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모델 X는 그 고정관념 조차 바꾸었다.

모델 X7인승 크로스오버 SUV90KWh 배터리를 장착하여 최장 운행거리는 무려 400km가 넘으며 최고속은 250km, 제로백은 2.4초에 달하며 전후 2개의 고성능 모터를 통한 762마력으로 2300kg의 트레일러를 끌 수 있다. 그 외 최첨단 편의 기능들은 기본이다. 게다가 처음부터 전기차의 장점이었던 높은 효율을 바탕으로 내연기관 대비 탁월한 연비를 보여준다. 지금의 전기차는 최신 디젤 엔진에서나 가능해 보였던 고출력과 고연비를 모두 만족하면서도 환경 오염의 주범인 배기가스는 감소의 수준이 아니라 제로가 가능한 것이다.

현재 전기차는 전기화에서 시작해 전자화와 자동화, 연결화의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엔진의 시동 없이도 24시간 기 충전된 배터리를 이용해 다양한 전자 시스템들이 하나의 중앙 시스템 아래 통합되어 컨트롤이 가능하며, 연결화를 통해 원격 조정이나 시스템 업데이트 등과 같은, 마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의 사용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항상 최신 기능들이 자동으로 심야 시간에 업데이트 되어 있으며, 현재의 위치와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심지어는 원격으로 미세 제어까지 가능할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초반에 태양광 전지 무인 트랙터들이 미리 정해놓은 스케쥴에 맞춰 자동으로 농장 일을 수행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얼마 전 테슬라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부분 자율운전 기능을 추가한 것을 보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전기차에서 가능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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