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14일 화요일

전기차 생태계의 새로운 사업기회인 충전인프라

최근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국내에서도 크게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관심의 크기에 비해 실제 진행되는 보급 속도는 여전히 더딘 상태이다. 아마도 전기차 보급을 위해 우선시 되어야 할 충전인프라의 느리고 소극적인 보급이 전기차의 발전을 막고 있다고 본다. 어떻게 하면 보다 현실적이고 빠르게 충전인프라를 보급할 수 있을까?

전기차의 실질적인 강점들은 테슬라라는 기업을 통해 이미 어느정도 검증이 되었다. 게다가 최근 배터리 기술의 발달로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 주행거리의 차이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급속충전을 넘어선 초고속충전을 통해 충전시간이라는 단점도 그 간극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거기에 자동차 메이커들을 비롯해 구글, 애플, 우버 등 유수의 IT기업들까지 합세해 개발 중인 자율주행 기능의 결합은 전기차의 강점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전기차는 여전히 열등재이다. 그런 의식의 심연에는 충전인프라에 대한 문제점이 자리 잡고 있다. 그 모든 강점들에도 불구하고 아직 충전소가 부족하기에 전기차는 본질적인 결핍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전기차에 있어 충전이라는 요소를 기존 내연기관의 주유와 동일선상에 놓고 보면 그 결핍이 보인다. 주유소에 비해 숫자도 턱없이 부족하면서 충전 시간은 훨씬 길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버리고 충전을 처음부터 다시 살펴보면 그 결핍이 사라지고 편리가 보인다. 통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자동차가 90%의 시간 동안 정지해 있다고 한다. , 기존의 충전(주유)이라는 행위가 주유소를 찾아 이동하는 것이 아닌 정지해 있는 대부분의 시간에 해결된다면 분명 편리할 것이다.

먼저 충전은 주유소라는 특정 시설을 찾아 이동할 필요가 없다. 적절한 솔루션이 존재한다면 내가 사는 곳이나 일하는 곳, 그 곳이 바로 충전소가 된다. 일주일에 한번씩 주유소를 찾아야 했던 과거의 습관이 사라지고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보면, 회사에서 근무를 마치고 퇴근할 때, 나의 전기차는 완벽히 충전이 끝난 상태로 나를 기다린다. 충전은 결핍이 아니라 편리이다.

또 다른 편리는 어디서나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전국 어디에도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곳은 없다. 적절한 솔루션만 있다면 나의 전기차는 어디서든 충전이 가능하다. 충전 케이블만 있다면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그 사고를 유사한 전기차로 확대하지 못하고 있을 따름이다. 다시 얘기하지만 충전은 편리이자, 우월이다.

그런 이유로 충전인프라의 시작은 전기차라는 특징에 맞게 주차 시의 충전에 맞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장기 주차가 가능한 공간들은 집, 회사, 공용주차장, 음식점, 극장 등 다양하다. 이 중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거주환경인 아파트 등은 초기 단계에서는 제외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너무도 많은 고려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를 제외하고 대표적인 장기 주차 가능 공간들로 오피스 건물과 음식점, 극장, 공용주차장 그리고 집의 특별한 케이스로 단독주택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2017년 2월 13일 월요일

국내 전기차 충전인프라 보급 현황

국내에는 2016 11월 말 기준으로 환경부에서 주도적으로 보급한 487기의 공공급속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대부분의 급속충전기는 DC차데모, AC3상 그리고 DC콤보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복합멀티형 충전기이며, 기존에 DC차데모 방식과 듀얼형으로 구축된 충전시설 177기는 개선이 필요한 상태이다. 이 중 약 105기 가량이 고속도로에 설치되어 있다.

환경부 급속충전기 보급 사업과는 별도로 국내 민간 사업자인 포스코ICT, 비긴스제주, 제주전기차서비스(포스코ICT 등 컨소시엄),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한국자동차환경협회 및 한국전력의 충전기가 전국에 1,132(완속 873개소, 급속 259개소)가 설치되어 있다. 환경부와 민간 충전사업자들은 2017 6월까지 완속충전기 19,579기를 포함하여 총 21,494기를 전국에 설치할 예정이다.

만약 계획대로 2017 6월까지 급속충전기 1,915기가 설치된다면, 급속충전기 1기당 전기차수는 (전기차 보급이 계획대로 3만 대가 된다면) 15.6대가 된다. 이는 2015년 기준 일본의 급속충전기 1기당 전기차 대수 21.1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약 2년 후면 우리나라도 일본과 비슷한 충전인프라 여건이 조성 가능하다고 예측할 수 있다. 충전인프라 여건이 갖춰지면 미국, 중국, 일본, 노르웨이 등 전기차 선진국과 같이 우리나라도 전기차 보급이 대폭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ChargEV(차지비)는 포스코ICT에서 제공하는 국내 최초의 민간 전기차 충전서비스이다. 처음에는 BMW, 현대차, GM 등의 자동차 제조 기업과 협력해 기업 고객만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2016 8월 일반인 고객들도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제공 범위를 확대하였다. 현재 기존 공용시설물에 운영하고 있는 280기의 완·급속충전기에, 최근 제주전기차서비스와 제주택시조합이 보유한 충전기 52대를 통합해 총 332대의 충전기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제주택시조합의 충전기는 개인 소유 충전기를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첫 공유 모델로 운영되는데, 다른 전기차 운전자가 이들 충전기 사용으로 지불하는 이용료의 수익을 공유하면서 추가 인프라 확장 등을 유도하고 전기요금 등 운영비로 활용한다.

충전요금은 1kWh 440원으로 공공급속충전기보다는 비싼 금액이나 할인카드나 멤버십을 이용하면 보다 저렴하게 이용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대형마트, 아울렛, 영화관 등 편의시설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현재 소유·관리 주체가 다른 국가 및 경쟁사 충전인프라도 사용자 인증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로밍(호환) 서비스 체계를 구축 중으로, 완료되면 환경부와 한전,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등이 운영하고 있는 1,000여 곳의 충전인프라를 포스코ICT 멤버십 카드만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는 1호 유료 충전사업자로 2015 7월 한전 28%, KT 24%, 현대 24%, 비긴스 17% 그리고 제주SG협동조합 7%의 투자를 통해 한전 SPC’라는 이름으로 창립하였다. 2018년까지 총 200억원을 투입해 제주 위주로 전국에 총 3,660기의 완·급속충전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요금제는 종량제와 정액제로 나뉘는데, kW당 종량제는 환경부 요금과 동일하게 책정되어 있으며 월 정액제는 100kWh를 제공하는 라이트 요금제는 월 45,000원이며 무제한 제공되는 무제한 요금제는 월 90,000원이다. 마찬가지로 멤버십 카드를 통해 협약을 맺은 충전소(환경부 등)에서 충전이 가능하다.

한국전력은 2016 10월부터 전국의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전기차 충전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의 공모를 시작하였다. 950억원의 예산을 투자, 전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 단지에 급속충전기 1,000, 완속충전기 3,000기 그리고 이동형충전기 20,000기 등 총 24,000기의 전기차 충전시설을 구축해 충전인프라 부족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국 공공시설 150곳에 구축할 계획인 급속충전기 300기 사업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사업으로, 급속충전기는 1,500가구당 1기씩, 완속충전기는 500가구당 1기씩 최대 6기까지, 이동형충전기는 단지당 최대 10기까지 보급할 예정이다.

2017년 2월 10일 금요일

테슬라의 슈퍼차저 (Superchargers)

2016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는 테슬라의 모델 S였다. 23,714대가 판매되었으며, 4위는 마찬가지로 테슬라의 모델 X 14,839대가 판매되었다. 테슬라의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식에는 크게 3가지 방식이 있다. 한 가지는 테슬라의 완속충전기인 월 커넥터(Wall Connector)를 집의 주차장에 고정 설치하여 충전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4시간 정도면 배터리 완충이 가능하다. 또 다른 방법은 데스티네이션 차저를 이용하는 것이다. 데스티네이션 차저는 호텔, 식당, 대형 쇼핑센터 등에 설치되는 완속충전소이다. 국내의 경우도 신세계 그룹과 협력하여 총 25곳의 백화점, 이마트, 스타벅스 등의 신세계 그룹의 유통 채널에 구축할 예정이다. 데스티네이션 차저는 16kW의 출력을 지원하기 때문에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마지막 방법은 테슬라의 독자적인 급속충전소인 슈퍼차저를 이용하는 것이다. 슈퍼차저는 차데모나 DC콤보 등 최대 50kW 출력을 지원하는 일반적인 급속충전 규격을 훨씬 상회하는 120kW 출력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충전을 제공한다. 미국에만 800곳 이상에 5,000기 이상이 설치되어 있으며, 2017년에는 한국에도 5곳이 설치될 계획이다.

슈퍼차저는 충전소 지붕에 솔라시티에서 제공하는 태양광 집열판을 설치하여 충전 에너지를 발전한다. 충전을 위한 전력을 친환경 에너지를 통해 확보하기 때문에 기존 모델 S와 모델 X의 고객에게는 평생 무료로 제공이 된다. 기본적인 충전소의 운영비용은 충전 중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스낵바를 근처에 두어 지속가능성도 확보하였다.

하지만 테슬라의 차량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보급형 모델인 모델3 의 출시가 다가오면서 이 같은 평생 무료 정책에 변화가 생겼다. 기존 고객들은 동일하게 슈퍼차저를 평생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2017년부터 구입한 고객들은 연간 400kWh라는 충전 크레딧이 주어지고, 전부 소진한 이후로는 kWh에 평균 0.2(캘리포니아 기준)의 충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러한 정책의 변화는 슈퍼차저 시스템을 남용하는 사람들을 막고 더 많은 고객들의 편의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한다.

고객들의 편의성 증대를 위한 또 다른 정책의 변화도 있다. 테슬라는 슈퍼차저를 이용한 충전이 끝나고도 차를 빼지 않는 차주에게 벌금을 물리는 방식을 통해 충전소의 순환을 꾀하고 있다. 차량이 완전히 충전되면 테슬라 앱을 통해 차주에게 알림을 보내고 5분 이내에 차를 움직이지 않으면 1분에 0.4불의 벌금을 물린다. 테슬라는 이 요금을 슈퍼차저 게으름 요금(Supercharger Idle Fee)’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마찬가지로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이를 통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게으름 요금의 발단

이와 같은 일련의 정책의 변화들을 보면 기본적으로 전기차는 가정이나 사무실에 있을 때 충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슈퍼차저 등의 외부 충전소를 이용하는 경우는 충전이 어려운 장거리 주행 등의 예외 상황에 필요한 솔루션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테슬라의 CEO일런 머스크의 다음의 코멘트를 읽으면 전기차에서 충전인프라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가장 좋은 건 휴대폰을 충전할 때 자동차를 충전하는 겁니다. 집에서, 사무실에서 말이죠. 휴대폰을 충전하려고 매번 주유소에 가시겠습니까? 5달러 어치의 전기를 충전하기 위해 슈퍼차저까지 운전해서 가느라 한 시간 반을 써버리고 나면 최저임금도 안 나옵니다. (웃음) 따라서 그건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죠. 그러나 물론 아시는 것처럼, 사람들은 습관처럼 그렇게 합니다. 주유소에 가서 주유를 하는 패러다임에 익숙해져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슈퍼차저 충전소에 가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은 옛날 방식에 길들여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말이 안되죠.”

2017년 2월 9일 목요일

전기차 충전 요금체계 비교

전기차 유료 충전 요금체계는 크게 4가지 형태로 나뉜다. 충전횟수와 시간에 제약을 두지 않고 매월 정해진 요금을 부과하는 정액요금 방식과 충전할 때마다 충전 전력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충전량 기준 방식, 충전량과 무관하게 충전시간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충전시간 기준 방식, 마지막으로 1회 충전 시마다 일정한 요금을 부과하는 충전횟수 기준 방식이 있다. 공통적으로 충전소 사용을 위한 전용카드와 가입비 또는 보증금이 필요하며 충전횟수와 충전시간 기준 요금 방식이 충전량 기준 방식보다 보편적으로 적용되어 있다.

구분
월 이용요금
충전량 기준
충전시간 기준
충전횟수 기준
요금단위
$/
$/kWh
$/시간
$/

최근 테슬라는 자사 이용 고객들에게 그 동안 무료로 제공하던 자체 급속충전 인프라인 슈퍼차저에 2017년 구매 고객들부터 해마다 일정량의 마일리지(400kWh)를 제공하고 이후부터는 1kWh에 약 20센트(캘리포니아 기준, 미국은 지역에 따라 요금 수준이 상이하여 동일 충전사업자라도 지역에 따라 충전요금이 다르다)의 요금을 부과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기존 구매 고객들에게는 기존과 동일하게 평생 무료 충전을 제공한다.

국내의 경우는 정부에서 주도한 환경부 전기차 충전소한전 SPC(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와 같이 민간 기업에서 주도하여 설치한 충전소가 보급되는 중이다. 환경부 전기차 충전소의 경우, 20166월 이전까지는 전기차 보급 확대라는 명목으로 무상으로 충전을 지원하였으나, 6월부터는 급속충전은 1kWh 313, 완속충전은 평균 100원 정도의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이른 유료화에 이용자들의 불만이 많고, 기대만큼 보급 속도가 나오지 않자 2017 1월부터는 완속충전 요금의 경우, 3년동안 기본요금 면제와 충전요금 50% 할인이라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급속충전은 1kWh313원에서 약 44% 할인된 174(그린카드 이용 시 추가로 50% 할인 가능)을 부과하기로 하였다.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의 경우는 용량 기준 요금제는 환경부 요금과 동일하게 부과하고 있으나, 차별화를 위해 민간 사업자답게 다양한 형태의 정액요금제를 도입하고 있다. 전기차 이용 시 라이트 요금제를 이용하면 100kWh에 월 45,000원이 부과되어 1kWh 45원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무제한 요금제도 월 90,000에 이용이 가능하다. 아직 당초에 목표로 했던 수준에는 많이 부족한 수준의 보급률을 보이고 있지만 금액만 보면 해외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2017년 2월 8일 수요일

전기차 충전방식 비교 ③ "규격을 넘어.. 예고된 흐름"

앞서 살펴 본 급속충전 규격들에도 공통적인 문제점이 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을 규격에서 제시하고 있는 최대출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전기차의 대표적인 문제점은 최대 주행거리 문제와 긴 충전시간이었다. 이 중 최대 주행거리 문제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증가와 가격의 하락으로 어느 정도 해결되고 있는 추세이다. 테슬라 이전의 1세대 전기차들의 배터리 용량은 보통 20kWh 이하였다. 가격도 문제였고, 무게도 문제였다. 그래서 최대 주행거리가 고작 120km 이하였다. 하지만 테슬라 이후 고용량 배터리를 적용한 전기차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보급형도 60kWh 배터리를 장착하기 시작했고, 테슬라 모델 S는 최대 100kWh 용량의 배터리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그래서 최대 주행거리는 내연기관 자동차들에 견줄만한 500km 이상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의 증가 속도를 충전속도가 따라가고 있지 못하다. 최대 50kW 출력을 지원하는 급속충전기(최근 규격의 업데이트로 각 규격들의 최대 출력은 조금씩 증가하고 있긴 하다) 100kWh 배터리의 테슬라 모델 S를 완충하기 위해서는 2시간 이상이 필요하다. 가정에서 완속충전기로 충전할 경우에는 밤을 세워도 모자를 지경이다.

그런 이유로 테슬라를 비롯해 고용량 배터리를 장착하기 시작한 전기차 메이커들은 표준규격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히 독자적인 자체 충전규격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호환성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적당한 어댑터를 통해 하위 호환은 충분히 가능하니 우선은 속도를 높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일 것이다. 가장 먼저 독자 규격을 들고 나온 테슬라의 경우, 급속충전뿐만 아니라 완속충전 조차도 자체 규격을 이용하고 있다.

테슬라는 첫 번째 전기차 모델인 로드스터를 출시하면서 자체 완속충전 규격을 도입하여 최대 16.8kW의 출력을 지원했다. 이후 모델 S와 모델 X를 출시하면서는 최대 20kW 출력을 지원하는 월 커넥터를 제공하고 있다. 급속충전 분야에서의 행보는 더욱 독보적이다. 테슬라는 급속충전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최대 120kW 출력을 지원하는 독자적인 급속충전 규격인 슈퍼차저(Supercharger)를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기존 규격에 비해 약 2.5배 가량 빠른 슈퍼차저는 충전소 지붕에 솔라시티(Solarcity)에서 제공하는 태양광 집열판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며, 기존 테슬라 고객들에게는 평생 무료로 제공된다.

2012 9월 공개되어 처음에는 75kW 출력을 지원했으나 업그레이드를 거쳐 현재는 120kW 출력을 지원한다. 우선은 모델 S의 내부회로 한계인 135kW(380V 350A)까지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미국에만 800 곳 이상에 5,000기 이상이 설치되어 있다. 확장 보급 계획은 지금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들에도 조금씩 보급되고 있는 추세이다. 2017년 한국에도 테슬라가 진출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5곳에 슈퍼차저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테슬라는 집 안과 밖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충전 방법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휴대용 모바일 커넥터는 물론, 어댑터를 이용해 공공 충전소에서도 충전이 가능하고 슈퍼차저를 제공하기 어려운 장소들에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월 커넥터를 업소들에 제공하는 형태인 데스티네이션 충전소(호텔이나 시내 주차장, 음식점, 쇼핑몰 등 다양한 업소들이 대상)들을 넓게 구축하고 있다.


이처럼 테슬라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충전인프라까지 직접 구축함으로써 실질적인 End to End를 구현하고 있다. 게다가 여기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테슬라가 직접 제조하고 있는 가정용·산업용 ESS인 파워월이나 파워팩, 리튬이온 배터리를 더욱 저렴하게 생산하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로 건설 중인 기가팩토리(Gigafactory), 태양광 패널을 개발·생산하며 대여사업을 펼치고 있는 솔라시티 등까지 함께 고려한다면 End to End를 넘어서 궁극적으로 선순환하는 에너지 생태계의 구축, 그것이 현재 테슬라의 비전이자 미래일 것이다.


테슬라 외에도 벤츠는 150kWh 배터리를 탑재한 컨셉 전기차를 공개하며 5분 충전으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는 고속충전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포스쉐는 전기차 미션 E’를 발표하면서 15분 충전에 80%가 충전되어 4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충전 기능을 지원하겠다고 하였다. 폭스바겐은 모듈형 플랫폼인 MEB(Modular Electric Drive Kit) 기반의 컨셉 전기차 버디(BUDD-e)’를 발표하면서 최장 533km를 주행 가능한 배터리를 30분만에 80% 충전시킬 수 있는 충전 기능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아우디는 95kWh 배터리를 15분만에 완충할 수 있는 충전 기능을 제공하겠다고 하였다. 테슬라 역시 조만간 지금의 속도를 훨씬 뛰어넘는 3세대 슈퍼차저를 공개하겠다고 하였다. 모두들 제각각 표준을 넘어선 고속충전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미 테스트를 마치고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스위스 제네바에는 15초만에 충전이 가능한 트롤리 전기버스가 운행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전력 및 자동화 전문기업인 ABBTOSA라는 시스템을 개발했는데, 이는 전력을 계류장과 정류장에서 충전하는 시스템으로 계류장에서 장시간 충전 후 운행 중 정차하는 정류장에서 15초가량 충전하면서 필요한 전력을 얻어 운행을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충전은 600kW급으로 제공되며 정거장에서는 15, 종착지인 계류장에서는 3~4분 내에 배터리가 완충된다. 운행 중 전력을 충전하기 때문에 대용량 전기가 필요 없고 이 덕분에 탑승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2017년 2월 7일 화요일

전기차 충전방식 비교 ② "차데모 vs AC3상 vs DC콤보"

일본에서 주도하고 있는 DC차데모(CHAdeMO)는 충전을 의미하는 charge와 이동을 뜻하는 move의 합성어이다. 2009년 일본 도쿄전력에서 직류 급속충전 방식으로는 최초 개발하여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세계 충전기의 약 38%를 점유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는 10,000기 정도가 설치되어 있으며 그 중 6,000기 가까이가 일본에 설치되어 있다. 최대 50kW 출력(DC 50~450V, 110A)을 지원하였으나 최근에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최대 62.5kW 출력(DC500, 125A)으로 개선되었다. 차량의 통신네트워크에서 가장 선호되고 통신 방식인 CAN(Controller Area Network)통신이 충전을 위한 통신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장점으로는 완속·급속 소켓이 구분되어 있어 전파 간섭의 우려가 적다는 점이 있으며, 단점으로는 충전기 부피가 크고 충전시간이 다소 오래 걸린다. 현재 닛산, 도요타, 미쯔비시 등의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과 현대기아차의 초기 모델에 적용되어 있다.

AC3상 방식은 다른 급속충전 방식과는 다르게 직류 변환 없이 교류를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2012년 르노자동차에서 개발하여 주로 유럽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전세계 충전기 시장의 5%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최대 43kW 출력(AC 380V, 63A)을 지원하며 낮은 전력을 이용해 효율이 높고 직류 변환 장치가 불필요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교류 전원 규격이 국가마다 달라 별도의 어댑터가 필요해 호환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르노 자동차들에 적용되어 있다.

미국에 이어 최근 유럽도 2019년부터 DC콤보 방식을 전기차 충전의 단일 표준으로 하는 법안이 통과되어 자연스럽게 국제규격으로 정리되고 있는 DC콤보 방식은 2011GM을 비롯한 독일과 미국의 7개 기업에서 개발하였다. 현재 전세계 충전기 시장의 57%를 점유하고 있으며 최대 50kW 출력(DC 50~450, 110A)을 지원한다. 최근에는 스펙업을 통해 최대 100kW 출력(DC200~500V, 200A)이 가능하도록 개선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능형 전력계량 인프라(AMI)와 주파수(60Hz) 충돌을 일으켜 오작동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지원을 미루다가 2014년부터 지원하기 시작하였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하나의 충전구로 완속과 급속충전 모두를 지원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급속충전 시간에 비해 완속충전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GMBMW, Ford, 폭스바겐 등의 전기차에 적용되어 있다.

2017년 2월 6일 월요일

전기차 충전방식 비교 ① "완속 vs 급속"

전기차를 충전하는 것은 전기차 내에 존재하는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다.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식에는 전기차에 플러그를 연결하여 에너지를 직접 공급하는 직접충전방식과 배터리 자체를 통째로 교환하는 배터리교환방식 그리고 바닥에 매설된 고주파 전력공급장치(급전코일)로부터 전기차 집전장치에 전자기 유도를 통해 전력을 전달하여 배터리를 충전하는 비접촉충전방식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일반적인 직접충전방식에는 충전 속도에 따라 일반적으로 직류를 이용하여 상대적으로 빠르게 충전이 가능한 급속충전방식과 교류를 이용하여 급속충전에 비해 느리게 충전이 되는 완속충전방식이 있다.

완속충전은 교류(AC)를 이용해 충전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기차 내에서 교류를 배터리에 저장하기 위한 직류로 변환하기 위한 별도의 컨버터가 필요하다. 전기차에서는 차량 내의 OBC(On-board Charger)라고 불리는 장치가 컨버터 역할을 수행한다. 물론 완속충전 방식은 교류 전원이 전기차에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충전기의 구조는 단순하다. 하지만 전력 크기에 제한이 있어 낮은 출력만 가능하고 이 때문에 장시간 충전시켜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완속충전기는 초기에는 3.3kW 출력으로 충전이 되었으며 최근에는 충전 시간을 단축하기 위하여 7.7kW로 표준을 제정(휴대용 비상충전기의 경우는 약 2~3kW 수준의 출력을 갖는다)하였다. 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차량내의 OBC의 용량과 크기도 함께 커져야 하기 때문에 차량 가격이나 크기에 있어 제약이 크다.

국내의 경우, 완속충전기를 통한 충전 요금은 kWh에 평균 100원 수준(완속충전 요금은 계절과 시간에 따라 변동된다)이다. 게다가 2017년부터 3년 동안 기본료 면제와 50% 충전 요금 할인이라는 정책이 시행되어 비용은 더욱 저렴해졌다. 할인 전 금액인 1kWh100원이라고 하더라도 전기차가 평균 1kWh 6km 주행이 가능하니 휘발유와 비교(휘발유 1,500/리터, 12km/리터 가정)하면 약 1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물론 2017년 출시 예정인 GM의 쉐보레 Volt EV(60kWh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하여 완충 후 약 360km 주행이 가능하다)를 완속충전기를 이용해 완충하려면 약 8시간 정도가 소요된다는 점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상당히 매력적인 비용이다.

완속충전과는 달리 급속충전은 일반적으로 직류(DC)를 이용해 충전을 한다. 충전기 내부에 컨버터 회로를 내장하여 직류를 출력하기 때문에 전기차 내부에 충전을 위한 별도의 장치는 필요가 없다. 대신 충전기 내에 컨버터 회로를 내장하기 때문에 완속충전기에 비해 부피가 크고 설치 가격이 비싸진다(일반적으로 설치비를 포함하여 완속충전기의 가격은 700만원이며, 급속충전기의 가격은 4,000만원 정도이다). 아직 단일한 국제표준은 존재하지 않으며 일본 주도의 DC차데모(CHAdeMO)와 유럽에 주로 보급된 AC3상 그리고 미국에서 주도하고 있는 DC콤보 방식이 혼재해 있다. 현재는 유럽 역시 DC콤보 방식을 채용하기로 하여 사실상 DC콤보 방식이 국제표준이 되었다라고 봐도 된다. 국내의 경우는 뒤늦게 보급 사업에 뛰어들다 보니 모든 방식을 수용하고 있는 상태이다.

완속충전 방식이 7.7kW로 충전이 되는데 비해 급속충전은 최대 50kW의 출력을 지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Volt EV의 경우 약 1시간 20분이면 완충이 가능하다. 국내 충전 요금은 평균 100원인 완속충전에 비해 비싼 kWh 313원이라는 요금을 환경부에서 공지하여 적용하고 있다. 휘발유 대비 약 42%에 가까운 금액으로 전기차 이용자들은 이제 걸음마 단계인 보급 상태에서 너무 비싼 금액이라는 원성이 큰 상태이다. 하지만 최근 환경부가 기존 1kWh 313원에서 174원으로 약 44%를 할인한다고 밝혀 그 효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심지어 친환경제품을 구매할 때 사용할 수 있는 그린카드를 이용할 경우 추가로 50%를 더 할인 가능하여 그린카드를 이용해 급속충전을 할 경우 1kWh 87원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50%를 할인한 완속충전 요금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비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