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대표 플랫폼 기업들
구글은 검색엔진을 만들어 검색결과를 제공한다. 구글이 검색결과를 직접 만들지 않고 엔진을 통해 정확한 결과만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구글은 검색결과를 소유하면서 다른 검색서비스와 경쟁하지 않는다. 단지 검색을 하려는 사람과 검색의 결과물을 제공하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 장을 만들고 그 장에서의 검색, 혹은 지식공유라는 행위가 정확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원칙을 정하고 관리한다. 인터넷이 제공하는 개방성과 기술진보에 따른 새로운 차원의 효율성이 지식공유 영역에서 새로운 장의 성립을 가능케 했고 구글은 지식공유라는 영역에서 플랫폼의 지위를 획득했다.
아마존이 존재하기 전에 이미 인터넷 쇼핑은 존재했었다. 단지 인터넷 쇼핑은 특정 상품에 한정된 쇼핑채널로 인식되어 있었다. 아마존은 인터넷 쇼핑을 모든 상품이 거래되는 장으로 만들기 위해 타 인터넷 쇼핑과는 다른 노력들을 해왔다. 진정한 유통의 장으로 성립되기 위해서 인터넷 쇼핑은 구색, 가격, 물류, 그리고 신뢰라는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다. 어마어마한 물류센터의 건설, 무자비한 상품 확보, 그리고 다양한 솔루션의 제공을 통해 아마존은 everything store의 이미지를 확보했고 장을 확보했다. 상품공급자는 아마존에서는 4억 명의 고객이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됐고 고객은 아마존에서 그 어떤 물건도 믿고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페이스북은 사람들의 관계를 관리하는 SNS이다. 사람들이 모여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장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여기를 통해 다양한 자신의 의견들을 공유하게 된다. 작은 이야기들이 전파되는 장으로 설립되어졌고 페이스북은 그 이야기들이 쉽게 전파될 수 있도록 장을 설계했다. 그 결과는 기존 미디어들도 이 장을 통해 이야기를 전파하는 결과를 낳았고 그 누구보다도 많은 양질의 트래픽을 만들어내는, 그래서 가장 효율적인 광고 플랫폼, 광고장이 되었다.
애플과 구글은 PC 세상에서 모바일 세상으로 넘어가기 위한 필수요소인 모바일 OS를 만들어냈다. 애플은 이를 자신만의 단말기에 적용하여 소수지만 의미 있는 규모의 숭배자들을 만들었고 구글은 오픈을 통해 가장 많이 선택된 모바일 OS 공급자가 되었다. 모바일 OS는 모든 사람이 한 개씩 들고 있는 스마트폰의 운영체제이다. 이는 모든 일상적인 서비스들을 모바일에서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물론 서비스 단에서의 고객과의 접점도 존재하지만 그 아래에서의 고객의 정보와 고객과의 접점은 보다 본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애플과 구글은 그런 맥락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가진 플랫폼이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구글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모든 소프트웨어를 유통하고 결제를 가능하게 한다. 모바일 OS는 단순한 디지털 상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차원을 넘어서 모바일 디바이스의 사용자의 생활패턴과 행동패턴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를 통해 수많은 서비스 제공자들과 사용자들을 연결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낸 것이다.
3. 플랫폼적 사고
플랫폼적 사고란 위에서 언급한 플랫폼의 다양한 특징들을 바탕으로 공급자적 사고와 소비자적 사고를 아우르는 프로젝트에 적합한 제 3의 사고를 의미한다.
기존의 공급자적 사고는 쉽게 접근이 가능하며 공급자가 원활하게 컨트롤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 소비 대상인 소비자들의 니즈 파악이 부족하여 수요 면에 있어서 한계를 갖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공급자적 사고의 단점들을 해소하기 위해 나타난 소비자적 사고는 실제 소비 대상인 소비자들의 니즈 파악을 중심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니즈를 손쉽게 충족시켜 이용률과 수요가 증가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역시 운영상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태생적으로 영속성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에 공급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서 자연스레 합의를 이루도록 만들 수 있는 플랫폼적 사고가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플랫폼적 사고 속에서 기존의 공급자는 실제 플레이어가 아닌 또 다른 공급자와 소비자가 만날 수 있는 장(Field)을 마련해주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핵심자원을 공유하며, 최소한의 원칙(Rule)만을 설정해주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운영주체가 변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안에서 플레이어들은 자유롭게 생태계 확장을 이룰 수 있게 된다.
4. 한전의 플랫폼적 접근방법
기존의 공급자적 접근방법 또는 소비자적 접근방법들은 일시적이고 소모적인 해결책이기 때문에 플랫폼적 사고를 통한 플랫폼적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기존에 한전은 공급자적인 사고를 통해서 공원 등의 시설들을 제공하는 등 주민들의 니즈 파악이 부족한 상태에서 한전 주도로 일방적인 시설들을 제공하였다. 반대로 소비자적 사고를 통해서는 변전소를 옥내화 하거나 지역 사회에 발전기금 형태의 비용을 부담하는 등 지역 주민들의 니즈나 민원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하지만 이런 접근방법들은 일시적이고 소모적인 해결책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원인의 해결에 어려움을 갖게 된다.
이에 한전은 제 3의 사고인 플랫폼적 사고를 통한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플랫폼적 사고를 통한 접근방법은 핵심 자산을 공유하고 직접 운영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공급자와 소비자가 만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고 그 안에서 운용될 최소한의 원칙만을 셋팅 해주는 것이다.
우선 한전의 핵심자산은 전기와 부지일 것이다. 부지는 대상 변전소의 옥내화 후 발생하는 유휴부지를 활용하여 저렴하게 제공이 가능하다. 전기 역시 사업소들에서 필요로 하는 양을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 한전이 직접 운영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면 지역 주민의 니즈와 지역 특색이 반영된 주민 친화형 변전소 사업모델을 지자체 및 주민의 자발적 운영이라는 방식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즉, 한전은 저렴한 가격으로 부지의 임대 및 전기를 변전소 사업모델 사업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사업자는 비용 절감의 효과를 통해 소비자들에게는 실질적인 요금 인하의 효과를 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는 궁극적으로 생태계의 확장을 불러와 인근에 새로운 사업자들의 출현을 기대할 수 있게 되어 한전은 궁극적인 목표인 더 많은 아군의 확보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