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12일 수요일

주민 친화형 변전소 사업모델 제안 - 결론

모든 기업가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독점의 상황이다. 물론 정부나 독점방지를 위한 예를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와 같은 기관이 있기에 독점보다는 몇몇 소수의 경쟁자를 가진 실질적인 독점이 가장 이상적인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독점이라는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독점이 발생할 경우, 독점 사업자는 가격을 올리고 낮은 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강요할 것이라 예상하기 때문이다. 즉 기업가는 기본적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목표라는 인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경제학 원론을 살펴보면 완전경쟁 상황을 가정한 이론을 설파해나간다. 시장에서 경쟁자의 진입이 자유롭다는 가정에 따라 산업이 창출하는 이익의 양이 커지면 신규진입이 발생할 것이고 그 경쟁은 사회적 후생을 올리면서 가격을 낮추고 완전경쟁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현실에서 이러한 현상은 아주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어느 산업이나 상시적인 경쟁이 존재한다. 시장이 작고 먹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가진 기업이 소비자로부터 사랑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전의 경우는 전형적인 독점 사업자로 전기수용가들로부터 호의적인 인상을 받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변전소나 송전탑을 둘러싼 님비 현상은 독점사업자에 대한 일반적인 현상을 반영한다. 통신사업자의 설비의 경우, 수익성의 이유로 설치를 환영하는 데 반해 한전의 설비에 극단적인 혐오감을 보이는 데는 독점이라는 산업 구조적인 특징이 존재한다.
 
하지만 경쟁은 낮은 수익을 강요하고 낮은 수익은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 및 변화를 추구하지 못하게 한다. 경제학자 중에 슘페터는 이러한 이유로 독점이 갖는 장점으로 혁신의 가능성을 꼽았다. 독점을 통해 만들어진 자원으로 혁신이 지속해서 이루어지고 그 혁신이 독점을 지속하게 하는 그런 이론이다. 아마도 많은 산업에서 시장의 리더는 이러한 슘페터의 혁신이론에 맞게 행동했던 것으로 보인다. 즉 독점기업이 시장, 혹은 소비자로부터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혁신적이면서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이러한 혁신이라는 단어와 더불어 새로운 독점기업의 진화방식을 설명한 것이 플랫폼적 사고이다.
 
독점 기업으로서 한전이 변전소에 대한 지역주민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려는 것은 이런 이유로 근본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그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 가는 기업들이 존재한다. 검색에서의 구글이나 미디어에서의 페이스북 그리고 전자상거래에서의 아마존과 같은 기어들은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이유가 플랫폼적인 접근이라 볼 수 있다.
 
플랫폼적 접근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은 장을 만드는 데 있다. 위에 제시된 플랫폼 기업들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자와 사용자가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전략을 핵심으로 선택하고 있다. 즉 기존의 공급자적 사고나, 소비자 중심의 사고를 통해서 제공되던 서비스와 재화를 보다 입체적으로 바꾸어 왔다고 할 수 있다. 즉 기존에 시도해 보지 못한 방안들이다.
 
이 접근은 기존법 테두리 내에서 효과적으로 집행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전기설비를 위한 토지 용도를 타 용도로 변경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전기가 가진 잠재적인 위험성으로 인해 지자체 단위에서의 허가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 시도는 분명코 각 지역본부 단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다양한 플랫폼 모델들은 지역적 상황에 따라 차별적으로 시도돼야 하고 그 결과는 역시 지자체와 이를 수행하는 한전의 역할에 따라 많이 나누어질 것이다.
 
Broken window는 지역사회 전체를 파괴하는 결과를 낳지만, 역으로 하나의 긍정적인 사례는 전체적인 배전설비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초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전의 주도가 아닌 지자체 주도의 변화를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유일한 방안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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