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모델 중 “캠핑장” 모델
여가활동은 장소에 따라 인도어, 아웃도어, 사이버의 세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1990년대 까지는 시간도, 경제적인 여유도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 가정에서 스포츠 경기 관람을 하는 등 주로 인도어 활동으로 여가를 보냈다. 하지만 최근 들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7,000 달러에 달하고, 2004년부터 전면 도입된 주 5일제의 영향으로 여가시간이 크게 증가해 아웃도어 활동으로 관심이 옮겨지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를 봐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5,000 달러에서 3만 달러 사이에서 아웃도어 시장이 활성화 됐다고 한다. 이런 추세 속에서 아웃도어 활동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캠핑은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여가활동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캠핑장은 인근에 자연 환경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구 비밀집지 내에 위치한 대형 부지를 가지고 있는 변전소에서 운영하기 적합한 모델이다.
가. 선정 이유
몇 해 전부터 한국에는 ‘힐링 붐’이 일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의 식습관은 물론 생활 습관부터 여가 활동에 이르기 까지 많은 분야의 트렌드가 바뀌었다. 과거에는 ‘쉰다’는 용어가 다소 불경한 의미가 없지 않았다. 열심히, 빨리빨리 일하는 사회의 성격상 일을 하면서 휴식은 각자 알아서 취해야 하는 풍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일하면서 축적했던 것들을 비우는 휴식을 취하고 난 후에는 업무효율이 더 좋아진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사람들은 비우는 휴식을 가지게 됐다. 도시의 사람들은 복잡했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비우러’ 들로 산으로 떠나기 시작했다. 가족과 함께 야외에서 지내는 활동, 캠핑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예측한 우리나라 캠핑 인구수는 무려 300만 명이다. 직장인들이 휴가기간 동안 캠핑을 즐기는 비율도 2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캠핑 관련 시장규모 역시 여가 산업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최근 6년 동안 30배 정도 성장하여 약 6,000억 원에 이른다. 이러한 캠핑 열풍에 힘입어 캠핑장 수도 증가하여 현재 등록된 캠핑장은 전국에 1,300여개에 이르며 미등록 캠핑장 수를 합산하면 2,000여개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자연 속에서 힐링하고 휴식을 위한 캠핑이지만 긍정적인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작년에는 강화도 글램핑장에서 화재로 아이 3명과 어른 2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캠핑 열풍에 우후죽순처럼 증가한 미등록 캠핑장이었으며 안전 규정을 맞추지 않아 발생한 한마디로 인재사고였다. 그뿐만 아니라 수도권 인근의 소위 잘 나가는 캠핑장들은 예약 시간이 되면 서버가 폭주하여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어렵게 어렵게 예약을 하고 캠핑을 가더라도 바로 옆 텐트의 숨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빽빽하게 붙어 있는 사이트들은 힐링이 아니라 전쟁을 방불케 한다.
게다가 캠핑 장비들의 다양화와 고급화로 취사 및 냉난방 도구들의 이용이 많아지면서 여름, 겨울철의 전기 사용량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휴대용 에어컨에 냉장고, 전기장판, 온풍기 등 가정에서 사용하는 수준의 제품들이 그대로 야외로 나왔다. 전력 수요의 증가는 한 겨울 새벽에 캠핑장 전체 전력이 수시로 끊기는 소규모 블랙아웃과 같은 상황을 만들기도 하였다. 힐링을 위해 나선 길에 밤새 추위에 벌벌 떨다 돌아가게 된 것이다. 물론 캠핑장 전력 용량을 증가하여 해결이 가능하지만, 이는 캠핑 요금의 증가로 이어졌다. 특히 최근에는 캠핑용 트레일러나 캐러반 등과 같이 전력 사용량이 많은 장비의 이용도 많아지고 있어 앞으로 캠핑장의 전력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나. 기본 분석
2015년 강화도 글램핑장 화재로 인해 ‘야영장 등록제’가 시행된 뒤 상당수 캠핑장들이 영업을 포기하였다. 법규상 들어설 수 없는 곳에 야영장이 설치돼 있거나 안전규정을 맞추기 힘들다는 것이 포기의 이유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캠핑장 14곳 중 6곳만 등록하고 나머지는 모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캠핑장 220개 중 등록을 마친 곳은 127개 캠핑장인 58%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처럼 미등록 캠핑장이 무더기로 발생한 것은 캠핑 열풍을 타고 너도나도 캠핑장을 설치할 수 없는 개발제한구역 등에 캠핑장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안전기준 역시 미등록 캠핑장 발생의 큰 원인이다. ‘야영장의 안전·위생 기준’이 적용되면서 천막 2개당 소화기 1기 이상을 배치하고, 연기감지기·누전차단기 등도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CCTV 설치를 비롯해 24시간 관리 인원을 배치해야 하는데 이 기준을 맞추기 어려운 영세 업체들은 등록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미등록 캠핑장들이 증가하면서 불편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달되었다. 비싼 돈을 들여 캠핑 용품을 구비했는데 캠핑장 기준이 강화된 뒤 캠핑장 수가 반으로 줄어 캠핑장 가기가 많이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미등록 캠핑장은 안전 때문에 갈 수가 없어 이래저래 난감하다고 한다. 지역 주민들에게 휴식과 레저를 제공하기 위해 안전 규정을 만족하는 등록된 캠핑장의 설립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또 다른 영역에서도 지역 내 캠핑장 설립의 필요성을 읽을 수 있다. 건설사들은 신규 분양 아파트 단지 내에 캠핑장과 여름철 물놀이 레저시설 등을 마련해 분양 시장에서 수요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려고 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캠핑을 즐기는 문화가 보편화되며 30~40대 수요층을 공략하는 아프트 신규 분야 단지 내에 캠핑장 등 레저공간을 설치하는 건설사들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어린 자녀를 둔 30~40대 가구들의 경우 주말마다 캠핑장 및 놀이시설을 방문하는 대신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간단하게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배치해 다른 분양 물량과 차별화를 두는 식이다. 이런 건설사들의 ‘캠핑문화 공략’ 전략은 시장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조망권과 공원, 숲 조성 등 주거의 질이 아파트 선택의 주요 키워드로 자리 잡은 덕분인데 캠핑장이 조성되려면 아파트 단지가 산이나 강, 대형 공원 등을 끼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9년 8월 개장한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강동그린웨이 캠핑장 앞 GS강동자이 아파트의 경우 개장 전인 같은 해 7월 5억 3,000만 원이었던 시세가 조성 이후인 9월 5억 7,000만 원으로 한 달 사이 4,000만 원 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한화건설이 마리나항만 개발이 한창인 여수시 웅천택지지구에서 분양 중인 ‘여수 웅천 꿈에그린’은 인공해수욕장이 있는 캠핑장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효성이 평택 소사 2지구 A1블록과 A2블록에 짓는 ‘평택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역시 단지 내 캠핑장을 조성하고 있다.
단지 내 레저공간을 본격적으로 조성한 첫 사례로 분류되는 인천 SK스카이뷰 관계자는 “최근 여가시간과 휴일에 캠핑을 즐기는 문화가 커지면서 단지 안팎에 캠핑시설과 레저시설을 갖춘 단지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내 캠핑장의 설립은 1차적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휴식과 레저라는 편의성을 제공하겠지만, 부수적으로 인근 생태계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 경제의 성장을 비롯해 지역 시세의 상승에도 큰 역할이 가능하다.
※ 기존 현황
- 규모 : 일반적으로 10,000평 이상
- 냉·난방 장비의 발달로 인한 전력 사용 급증으로 인한 이슈 예상
- 주로 외곽에 위치하며 도심 인근의 경우 예약이 폭주하는 경향이 있음
- 최근 캠핑장 내 안전사고로 캠핑장 허가 및 등록이 커다란 이슈임
- 전국의 캠핑장 개수는 민간 포함 약 2,000여개에 달하고 있음
다. 기대 효과
이처럼 여전히 캠핑장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주민들이 마음 편히 안전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저렴한 캠핑장을 한전이 지역 내에 제공한다면 지역 주민들에게 그 공간은 즐겨 찾고 싶은 공간으로 인식이 될 것이다. 인근에 자연 환경을 갖추고, 사설 캠핑장들처럼 너무 빡빡하게 사이트가 밀집되어 있지도 않고, 전기도 충분히 제공하며 캠핑 요금도 저렴하고,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는 쉽게 우선 예약도 가능하다면 지역 주민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장소가 될 것이다.
캠핑장 이용 요금은 저렴한 부지 임대비용과 전기 비용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이 가능할 것이다. 물론 이를 통해 캠핑 사이트의 개수도 여유 있게 구성하게 쾌적한 환경의 제공도 가능할 것이다. 지속적인 운영을 위한 이익은 필요하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유지비를 통해 영세한 캠핑장에서는 설비가 어려웠던 소화기나 CCTV 등의 안전설비들도 어렵지 않게 구비할 수 있을 것이다.
캠핑장의 건설은 한전이 주도하지만, 운영은 지역 주민이나 기관들 중 관심 있는 곳에게 맡길 수 있다. 한전이 전면에 드러나는 것은 본래의 목적과 취지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저렴한 임대비용과 전기 요금을 통해 캠핑장 운영자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보다 저렴한 이용 요금과 예약 우선권 등을 제공한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지역 주민들에게 변전소가 갖는 이미지를 보다 긍정적으로 만드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며, 이렇게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수익은 얻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외부 주민들에게는 정상적으로 이용 요금을 받는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쾌적한 캠핑장 환경으로 충분히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캠핑장이 자리를 잡으면 인근에는 자연스럽게 관련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다. 캠핑 용품을 대여하거나 판매하는 가게들을 비롯해 간단한 캠핑 음식들을 판매하는 마트 등도 생겨날 것이다.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조금이지만 기여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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