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19일 월요일

농업용 전기차 사업모델 제시 ③

3.배터리 리스 모델 제안

배터리는 두 가지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연료탱크(Fuel Tank)의 관점이고 다른 하나는 연료 그 자체(Fuel Itself)로 바라보는 관점이다. 배터리를 연료탱크라고 본다면 그 관련 사업 분야는 배터리 제조사의 영역일 것이다. 이는 기존의 오일 비즈니스와 동일한 것이다. 하지만 배터리를 연료 그 자체로 바라본다면 배터리는 일종의 고체연료로 취급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기존의 전기판매까지의 사업 영역에서 배터리 자체를 활용한 다양한 부가서비스 제공의 영역까지 확대가 가능할 것이다. 배터리 리스 모델은 이처럼 배터리를 고체연료로 바라보는 관점의 전환에서 시작한다. 물론 이를 위해선 이러한 배터리를 탑재 가능한 전기차의 개발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1) 농업용 전기차 개발 모델 제시
다양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깨끗하고 친환경적인 전기차가 미래의 핵심 국가 사업임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기술 개발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초기 전기차의 단점으로 꼽혔던 충전 및 주행 거리 등의 상당 부분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된 상태이며 앞으로 더 빠르게 개선될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도 전기차 시장에 대한 많은 정책들을 내놓았다. 하지만 전기차의 높은 가격 및 충전 인프라 부족 등의 기본적인 문제로 인해 목표 수준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농업용 혹은 산업용 전기차는 전기차의 초기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전국적인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 이전에 한정된 지역에 충전 인프라의 집중이 가능하다. 연간 150만대 시장인 국내 자동차 시장과 비교했을 때 기존의 농기계 시장은 연간 수 만대 정도의 작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농업이 핵심 산업인 지역의 경우, 수 천대 수준으로 집중이 가능하기 때문에 계획적인 인프라 구축을 비롯하여 손쉬운 정책 적용 등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

농업용 전기차의 개발은 어느 한 기업의 일방적인 사업이 아니라 충전 인프라를 책임질 전력회사와 농기계 제조사, 배터리 제조사 그리고 배터리 IoT 플랫폼 기업 및 지자체의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구현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며 다양한 지역 산업 육성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농기계 제조사는 농업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의 개발을 통해 효율성과 확장성이 높은 농업용 전기차를 개발한다. 기존의 배터리와 일체화된 전형적인 형태가 아닌 탈부착 가능한 배터리 Rack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농업 활동 시 단점일 수 있는 배터리 충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킬 수 있다. 또한 플랫폼에 탑재 가능한 다양한 농업용 어플리케이션의 점진적인 개발을 통해 농업용 전기차의 유용성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다.

배터리 제조사는 고체연료의 관점에서의 배터리를 개발 및 제조한다. 이 배터리는 배터리를 담는 Shelter 규격을 표준화하여 X-type 배터리 형태의 구조를 갖도록 하며, 크기 규격은 Rack Unit 방식을 적용한다. 또한 특정 제조사의 의존도를 낮추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조사의 배터리 셀들을 함께 이용이 가능하도록 개선한 개방형 BMS의 적용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전기차 가격의 50% 가까이를 차지하는 배터리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규격화된 크기 내에서의 에너지 밀도 혹은 가능한 충전 용량이 각 배터리 제조사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배터리 IoT 플랫폼은 농업용 전기차의 사용 형태 정보를 관할하는 일종의 Gateway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이 플랫폼이 적용된 배터리는 내부에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USIM(Universal Subscriber Identification Module)과 유사한 배터리 USIM을 두어 현재 상태와 사용 내역 등의 정보의 확인과 과금을 위한 스마트 미터기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 정보들은 IoT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앙 서버로 전송이 되어 배터리의 실시간 상태 체크를 통해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 등과 같은 다양한 부가서비스에 사용이 가능하다.

지자체는 농업용 전기차가 농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보급 및 확산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정책적인 지원을 시행한다. 정부 및 지자체의 전기차 보조금을 비롯해 농기계 보조금, 면세유 지원금 등 다양한 보조금 등이 활용 가능할 것이다. 또한 지역 경제의 특징에 적합한 보급 및 확산 계획을 수립한다.

마지막으로 전력회사는 농업용 전기차 충전인프라의 주체이자 배터리의 소유 주체로서 농민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배터리의 대여가 가능한 리스 모델을 마련하고 충전인프라 구축을 위한 계획을 수립한다.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과 같은 부가서비스의 기획을 비롯해 배터리의 배전용 ESS 활용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검토가 요구된다.

2) 농기계 제조사
지금까지 제작된 대부분의 전기농기계는 일반적인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배터리와 농기계가 일체형으로 제작되었다. 하지만 이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 중심인 농기계라는 측면에서 보면 활용성 및 확장성에 제약을 준다. 이런 단점을 해소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농업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필요하다.

농기계 제조사에서는 배터리 Rack을 손쉽게 교체 할 수 있는 형태의 새로운 농기계 플랫폼을 제작한다. 이 때 중요한 점은 규격화이다. 제조사에 관계 없이 서로 호환이 가능한 공통적인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농업용 전기차의 경우에는 규격화의 범위가 제약적이므로 수월하게 범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농기계의 경우 도로교통법 상의 자동차 등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은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농기계의 실제 사용 일수가 적기 때문에 종종 주행 등의 다른 용도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사고 등의 위험을 야기한다. 농업용 전기차의 경우 농기계로서의 기능과 더불어 일반 차량과 유사한 기동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주행 및 운송 목적으로서의 사용이 용이해 일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농기계 제조사는 농업용 전기차 플랫폼과 규격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농업용 어플리케이션들을 개발할 수 있다. 어플리케이션들은 농업용 전기차의 활용도와 유용성을 높이며 농기계 기술의 점진적인 발전에도 유연하게 대처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차체는 그대로 유지하며 필요한 경운, 정지, 이앙, 수확 등의 어플리케이션만 추가로 구입 혹은 임대하면 농민들은 추가 비용 부담도 줄일 수 있다.

3) 배터리 제조사
배터리는 전기차의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이다. 제안된 농업용 전기차에서는 특정 배터리 제조사에서 제작한 하나의 대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규격화된 사이즈의 배터리 Unit 여러 개를 연결한 일종의 배터리 플랫폼을 사용한다. 하나의 배터리 Unit은 배터리를 담는 Shelter 규격을 표준화하여 Rack-Unit 규격으로 제작하며 표준전압을 채택한 실제 배터리 팩과 배터리 IoT 플랫폼의 조합으로 구성한다. 배터리 IoT 플랫폼은 기능적으로 크게 배터리 USIM과 스마트 미터기로 구성이 가능하다. 각각의 배터리 Unit은 규격화되어 있기 때문에 농업용 전기차 배터리 Rack에 손쉽게 교환 가능한 형태이다. 하나의 배터리 Unit이 방전되면 충전되어 있는 새로운 배터리 Unit으로 교환하면 된다.
 
 
기존 배터리들은 동일한 제조사의 배터리 셀들로만 구성이 가능하였다. 이는 각 제조사의 배터리 셀들이 서로 물성이 달라 충방전을 위한 알고리즘 등이 별도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특정 배터리 제조사에 종속된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이를 위해 배터리 제조사와 관계 없이 배터리 Rack을 또는 Unit을 구성 가능하도록 기존의 BMS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개방형 BMS는 이처럼 제조사 구분 없이 배터리를 구성 가능하도록 해주는 개선된 BMS를 의미한다. 특정 제조사의 의존도를 낮추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농업용 전기차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개방형 BMS의 적용이 필수적이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는 1kWh 당 가격은 약 40만원에 무게는 10kg 근처지만 5년 이내에 절반의 가격과 절반 수준의 경량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하나의 배터리 Unit에 충전할 수 있는 충전용량과 에너지 밀도가 해당 배터리 제조사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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