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12일 월요일

농업용 전기차 사업모델 제시 ①

1.농업용 자동차 보급을 위한 전환 모델

전기차의 개발은 오랜 시간 동안 시도되어 왔지만, 현 시점에서 단연 눈에 띄는 선두 주자는 테슬라이다. 로드스터에서 Model S, Model X로 이어져 온 테슬라의 제품 라인은 점차로 차량의 가격을 낮추고, 보다 넓은 범위의 소비자에게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처럼 테슬라가 획기적으로 전기차의 가격을 낮춰갈 수 있게 된 것은 배터리기술의 발전과 가격의 하락 덕분이었다. 전기차가 가진 수많은 장점은 이전부터 인정을 받아왔지만, 비용이 막대하고 용량 대비 무게가 많이 나가는 배터리는 전기차 발전의 발목을 잡는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하지만 빠른 기술의 진보와 그에 따른 배터리 가격의 하락 덕에 오늘날에는 전기차의 상용화가 점차 눈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동 목적의 전기차가 아닌 산업용 전기차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기에 테슬라의 모델과 직접적으로 사례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기차 업계의 선도자로서 테슬라는 산업용 전기차의 영역에 있어서도 많은 문제를 해결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산업용 차량과 이동용 차량의 차이를 살펴보자. 산업용 차량의 경우 농업용과 공업용으로 다시 세분되기도 하지만, 이 글에서는 모든 용도의 산업용 차량을 포괄적으로 검토해보기로 한다.
전기차를 이동 목적으로 사용하고자 할 경우 1회 급유, 충전 시 이동 가능한 거리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테슬라의Model S의 경우 충전 없이 최대 400킬로미터 이상의 거리를 이동할 수 있게 되었기에, 일차적으로 이동 가능 거리의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정속 주행의 문제가 남아있어 소비자 측면의 전기차에 대한 수용성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용 전기차의 경우 이동이나 수송이 주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주행과 관련한 문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산업용 차량은 주로 산업단지나 농지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주행 거리가 짧아 이동용 차량에 비해 배터리의 충전 빈도가 낮아지며, 따라서 충전 과정에 수반되던 방전에 대한 공포나 충전 인프라 구축에 대한 스트레스 역시 감소하게 된다. 이는 산업용 차량 시장에 있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수용성이 이동용 전기차 대비 높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산업용 전기차가 이동용 전기차와 비교해 지니고 있는 또 다른 특징으로는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들 수 있다. 산업용 차량은 주로 주행 목적으로만 이용되는 이동용 차량과 달리 산업용 목적을 별도로 가지고 있다. 예컨대 트랙터는 이동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지만, 그보다는 논이나 밭을 가는 쟁기의 역할이나, 농약의 살포, 농산물의 수확과 같은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되곤 한다. 이동이 가능하면서도 연료를 태운 에너지를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동시에 활용되는 것이다. 때문에 많은 산업용 차량들은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옮기는 역할을 수행하곤 한다. 이런 시각에서 살펴보면, 산업용 전기차는 일종의 이동형 전력원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그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또한 전기차의 경우, 인버터를 활용하여 화석 연료로부터 얻어낸 에너지를 전력으로 전환해야 하는 일반 내연기관차와는 달리 전환 과정이 필요하지 않아 보다 효율적인 전기 사용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산업용 전기차는 대기 시간의 측면에서도 차별적인 특성을 가진다. 이동용 차량은 주로 개인 목적으로 사용된다. 마치 스마트폰 등의 이동전화 기기와 같이 개인의 일상 속에서 밀접하게 사용되는 것이다. 때문에 개인 기기의 경우 사용 니드가 상시적으로 존재하며, 그에 따라 기기의 대기 시간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의 생활 패턴에 따라 다양하게 존재하는 니드와 응급 상황에 사용되는 경우를 모두 감안한다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개인 기기일수록 대기 시간을 늘리는 일이 쉽지 않다. 하지만 산업용의 경우, 보다 규칙적인 패턴으로 차량이 이용된다. 예컨대 날짜나 요일에 따라 휴일의 대기시간을, 이용 시간대에 따라 야간의 대기 시간을, 또 농작물의 재배 과정에 따라서도 기기가 필요하지 않은 기간을 대기 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를 전기차에 적용한다면, 개개인의 니드에 맞춰 사용되는 이동용 전기차와 달리 산업용 전기차는 용량(Capacity) 설계를 통해 대기 시간 동안 다른 목적으로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전기차에 있어서는 차체 자체보다는 배터리를 분리하여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전기차의 배터리는 송배전망의 완충제로 사용될 수 있다. 과잉 생산된 전력 에너지를 배터리를 이용해 저장함으로써 향후의 초과 수요 상황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전국에 존재하는 27만 대의 트랙터 중 10만 대 가량을 전기차로 대체하고, 각 트랙터가 100KWh의 배터리를 장착한다면 10GWh만큼의 배터리 전력 보관소가 성립하게 된다. 이 경우 전기차는 농가에서 직접 소유하고, 배터리는 송배전 업체가 소유하는 전기차와 배터리의 분리 소유 모델을 개발해 농가의 비용 부담은 낮추고, 기기는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