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28일 화요일

충전인프라 모델 제안 - 에너지 자립호 모델 ③

1.국내 태양광 대여사업 동향

태양광 대여사업이란 가정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 및 대여해주고 주택 소유자로부터 대여료를 7년간 징수하는 민간 중심의 태양광 발전 보급 사업이다. 소비자는 태양광 발전을 통해 일부 전기를 사용함으로써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고, 매월 일정한 대여료를 지불하면 된다. 초기 비용 부담 없이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태양광 대여사업으로 정부에서는 신재생 에너지로 인한 발전 비율을 높일 수 있으며, 여름철에는 블랙아웃의 해결책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국내 태양광 대여사업은 2013년 시범 사업을 시작한 이래로 2015년부터는 사업대상이 공동주택으로까지 확대되면서 목표량(5,000 가구)보다 많은 8,796 가구에서 설치했으며, 총 설치 가구 수는 10,862 가구가 되었다. 2016년에도 10,000 가구 정도를 더 신청 받아 누적가구수 20,000 가구 달성을 목표로 하였다. 만약 20,000 가구에 3kW 태양광 발전설비가 설치되면 하루 일조 시간을 5시간으로 계산하여 하루에 약 300MWh의 전력이 생산된다. 이 수치는 CO2 배출량 기준 약 135.5t에 해당되며, 1년간 약 50,000t의 탄소 배출량이 절감되는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

태양광 대여사업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우선 전기사용량 및 대여조건을 확인하고, 대여사업자에게 개별 신청하면 초기비용 없이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다. 지원대상은 단독주택의 경우 최근 1년간 월 평균 전력사용량이 350kWh 이상 사용한 가구이고, 공동주택의 경우는 공용전기 전력 사용량 기준 세대별 월 평균 400kWh 이하인 아파트이다. 설치용량은 단독주택의 경우 월 평균 전력사용량이 350~599kWh 이내면 3kW, 600kWh 이상이면 9kW 내외가 설치 가능하다. 공동주택의 경우는 설치면적에 따라 동당 10kW~30kW 내외로 설치가 가능하다.

4인 기준의 단독주택이 월 평균 450kWh의 전기를 사용하는 경우, 3kW 용량의 태양광을 대여했을 때 설치 전 전기요금 109,960원에서 설치 후 19,560원으로 전기요금을 절약이 가능하다. 월간 대여료 70,000원을 납부하고도 20,400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공동주택의 경우 2015 7월에 태양광을 설치한 신대방 현대 힐스테이트 아파트는 총 880세대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통해 102.6kW의 전력을 생산하면서 장비 대여료를 지불하고도 약 80만원까지 공용전기요금을 절감하였다. 대여기간은 7년이며 이후에는 아파트 소유가 된다.

태양광 대여사업자는 기본적으로 소비자에게 태양광 설비를 대여해주고 대여료를 받아 수익을 창출한다. 현재 태양광 모듈의 비용은 평균 1kW 200만원 정도여서 3kW 모듈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600만원의 투자자본이 필요한데, 3kW 태양광 모듈의 월 대여료가 7만원이므로 약 5년에서 7년 후에야 수익성이 발생하게 된다.

태양광 대여사업자는 대여료 이외에도 신재생에너지 포인트(REP, Renewable Energy Point)를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발급받아 발전사 등에 판매함으로써 판매수익을 달성하기도 한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Renewable Portfolio Standard)에 따라 500MW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들은 발전량의 일정비율을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공급해야 하는데, 의무량을 달성하기 위해 대여사업자로부터 REP를 구입한다. 현재 에너지공단에서 REP1kWh 213원을 담보하여 1MWh당 약 20만원에 거래가 되고 있으므로 만약 20,000 가구에 3kW 태양광 모듈이 설치된다면 월간 18억 원에 해당하는 포인트가 발생한다. 국내 태양광 대여사업자가 8곳이므로 기업당 월 2억 이상의 수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물론 이 계산은 17개에 달하는 발전사업자들이 RPS로 인해 이 포인트를 모두 구입할 필요성이 있을 때의 이야기이다. 2014 RPS로 인해 발전사에서 추징된 금액은 500억 원에 가까웠으나, 2015년에는 그에 크게 못 미치는 2 5000만 원이었다.

2017년 2월 27일 월요일

충전인프라 모델 제안 - 에너지 자립호 모델 ②

에너지 자립호형 충전소는 초기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기획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주거형태인 공동주택은 단기간에 신재생의 활용이나 전기차 충전소의 설치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는 공동의사결정에서 나타나는 이기심이 가장 넘기 힘든 산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전기차에 대한 배려나 내가 쓰지 않는 수준의 전력량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설치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공공적 차원에서 찬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초기의 에너지 자립호형 충전소는 스스로의 차량을 위한 단독주택 혹은 최소규모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해야 할 것이다.

단독주택의 에너지 자립호 모델은 전기차의 구입과 연계하여 구상할 수 있다. 전기차를 구매하고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구매자에게 자체충전 시스템으로 자립호 모델을 추천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미국의 테슬라가 제공하는 모델에 기준하여 투자비용을 산출해 보면 한국의 태양광 임대 사업자의 투자비는 3kW 용량 기준으로 600만원이다. 이 태양광 에너지를 저장하는 테슬라의 14kWh 파워월2 가정용 ESS는 가격이 약 600만원(5,500)에 설치비가 200만원(1,500) 수준으로 태양광 패널 가격을 포함하면 1,400만원의 투자비가 필요하다. 투자비의 중복성을 감안하면 약 1,200만원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 전기차를 구매하는 고객이 이 제안을 수락할 경우, 전기차 사용자는 자체 충전시스템을 갖게 된다. 문제는 충분한 전기에너지의 확보가 가능할 것 인가이다.

한국의 일조량을 보면 2015년 기준 경북 영덕지역이 연평균 2,550시간으로 가장 많았으며, 제주지역이 연평균 1,854시간으로 가장 적은 일조시간을 갖는다. 대략 평균 2,200시간으로 하루 약 6시간 정도의 일조량인데, 이에 태양광 패널에서 고려되는 종합효율계수(그늘, 먼지, 적운, 적설, 환경오염도, 태양광 모듈 표면온도를 통한 온도계수, 인버터 평균효율, 태양광 모듈 연결 배선 상태 등의 요인) 0.7을 적용하면 실제 일조량은 4.2시간 정도가 나온다. 이를 3kW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 충전하면 ESS에 매일 밤 12kWh 수준의 전력이 충전된다. 12kWh의 전력은 일반적인 전기차의 연비(6km/kWh)를 고려하면 7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전력으로 일반적인 직장인의 출퇴근이나 생활에는 충분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단독주택 소유자를 위한 자가 충전 솔루션인 완속충전기는 정부보조금 300만원을 감안하면 400만원의 투자비로 kWh 당 약 100원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다.


투자비
월 기본료
월 충전요금 (12kWh)
에너지 자립호
1,200만원
0
3만원 (3% 이자비용)
완속충전기
400만원
1만원
(3년간 면제)
1만원 (3% 이자비용)
3.6만원 (3년간 50% 할인)

완속충전기에 대한 정부의 새로운 정책은 3년간 기본료 면제와 충전요금 50% 할인이어서 충전비용과 이자비용을 감안하면 완속충전기는 2019년까지 3년 동안은 월에 2 8천원으로 에너지 자립호의 3만원에 비해 조금 저렴하게 이용이 가능하나, 이후에는 5 6천원으로 거의 2배의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태양자원이 증가하는 여름의 경우에는 에너지 자립호를 이용하면 더욱 효율적으로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 평균에 비해 높은 일조량을 보이기 때문에 하루에 발생되는 전력의 양이 크게 증가하며, 이는 에어컨 사용시기와 맞물려서 기존 전력소비의 최상위 구간 전력 요금을 절감하는 효과를 주게 되어 예상되는 절감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발전된 태양전력을 1차로 에어컨에 사용하고 남는 전기는 가정용 ESS에 충전하여 야간에 전기차에 충전하는 방식으로 최적화된 신재생에너지 활용방식이 성립되게 된다.

이 방식은 현재 태양광 대여사업에 전기차라는 효율적인 수요처가 늘어나고, 발전량이 많을 때를 위한 보조 배터리가 추가되는 모델이어서 기존 태양광 대여사업보다 매력적이다. 아울러 향후 전력재판매 모델이 성립하게 되면 전기차의 배터리는 V2G를 구현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이다.

2017년 2월 24일 금요일

충전인프라 모델 제안 - 에너지 자립호 모델 ①

에너지 자립섬 프로젝트는 2016년 에너지신산업의 주인공이었다. 50여개의 기업이 참여했고 이 중 3개 섬이 선정되어 기 선정된 울릉도와 더불어 에너지 자립섬의 꿈을 키우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이 섬들의 에너지 자립을 위한 건설은 시작되지 않고 있다. 한전과의 PPA(Power Purchase Agreement) 계약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선정된 사업자들이 선뜻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자립섬의 기본 계획은 신재생에너지와 ESS 그리고 기존의 디젤발전기를 결합하여 한 발짝 진보된 클린에너지 섬을 만들어보자는 의미였다. 육지에서 수입된 디젤유가 여전히 공급되어야 하므로 정확한 의미에서의 자립섬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를 자립섬이라 불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북유럽에서 이미 이뤄지고 있는 자립섬의 맹아를 찾고 작은 성공경험을 만들어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이런 에너지 자립섬의 개념이 충전소에서도 만들어지고 있다. 테슬라는 정확하게 에너지 자립호라는 개념을 쓰고 있지 않지만 새로운 태양광 패널(솔라 루프, Solar Roof)과 가정용 ESS인 파워월2(Powerwall 2)를 소개하면서 4인 가족 기준의 에너지 소비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물론 태양의 자원이 충분한 미국 특정지역의 예이겠지만 에너지 자립호의 개념이다. 물론 이 집()은 전력시스템에 연결되어 있다. 진정한 자립호라면 이 연결을 끊을 것이고 그 결과 전력시스템에 연결되었기에 지불하는 기본요금도 내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연결되어 있다. 특정 계절에는 태양자원이 적을 수도 있고, 또 에너지를 축적하는 ESS인 파워월2가 고장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테슬라의 태양광 패널과 파워월2를 설치한 가구가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를 가지고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론적으로 태양광 패널을 통해 파워월2에 축적된 전기에너지를 가장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수요대상은 전기차인 모델3이다. 심지어 (아직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모델3가 파워월2에 접속되어 있다면 태양자원의 직접 충전도 가능할 것이다. , 이 가구의 자동차를 활용한 생활반경이 충분히 크지 않다면 태양자원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충전소가 집안에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여름에 불볕더위가 계속되다 가정하면 14kWh 용량의 파워월2는 몇 시간이면 완충상태(국내에 가장 보편적인 3kW 태양광 패널을 이용해도 5시간이면 가능)에 이르게 될 것이다. 물론 이를 대비하여 ESS 용량을 증설할 수도 있지만 대신에 모델3가 파워월2에 접속되어 제 2ESS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추가적인 44kWh의 저장용량(테슬라 모델3의 배터리 용량은 44kWh 66kWh 두 가지이다)을 갖게 되는 것이다. , 에너지 자립호 충전소는 태양자원 에너지를 하나도 남김없이 축적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V2G를 구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자립호형 충전소는 이런 맥락에서 한국과 같이 태양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 이 자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자립섬의 디젤발전기처럼 기존의 전력시스템에 이미 연결되어있으므로 태양자원이 부족할 때의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이고, 태양자원이 충분할 때는 생산된 모든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지난 한국의 불볕 여름을 생각해보면 이러한 가능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2월 23일 목요일

충전인프라 모델 제안 - 건물 주차장 충전소 모델 ④

3.이동형 충전기를 이용한 아파트 주차장 충전
2016년 환경부는 RFID 대응 이동형 충전기를 개발한 파워큐브와 협력하여 전국 아파트 주차장 전기콘센트에 전기차 충전 식별 장치(RFID 태그)를 설치해, 8월부터 아파트 주차장 전기콘센트에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현재 설치 중인 식별장치를 포함해 총 13,000여개이다. 식별장치가 부착된 전기콘센트에서 전기차를 충전하기 위해서는 RFID 태그를 인식할 수 있는 전용 이동형 충전기가 필요한데, 현재 전기차 신규 구매자에게는 국가에서 이동형 충전기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기존 전기차 소유자는 필요할 경우 약 80만원을 지불하고 구매하면 된다. 전기콘센트에 부착되는 RFID 태그는 5만원이다.

충전속도는 일반적인 전기콘센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7.7kW를 지원하는 완속충전기의 절반 이하인 최대 3.3kW(220V 15A)를 지원하여 긴 충전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완속이나 급속충전기에 비해 전력수급에 안정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어쨌든 이동형 충전기를 이용할 경우, 현재 보급중인 28kWh 배터리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우 완충에 9시간 가까이 걸리며, 2017년 출시 예정인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한 첫 번째 보급형 전기차인 볼트 EV(60kWh 배터리 내장)의 경우는 거의 20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충전요금은 한전에서 고시한 전기차 전용 충전요금을 따르기 때문에 완속충전 요금과 동일한 평균 100/kWh이다.

하지만 전기차 소유자의 경우 전기차 충전 식별장치가 부착된 건물이면 어디서든 충전이 가능하며 과금도 투명하게 소유자에게 지불되는 점은 큰 장점이다. 현재 약 71곳의 아파트를 대상으로 보급을 진행 중이며, 2020년까지 1만 곳의 아파트에 14만 개의 식별장치를 보급할 계획이다.

2017년 2월 22일 수요일

충전인프라 모델 제안 - 건물 주차장 충전소 모델 ③

2.사용자 프로파일링
앞에서 언급한 세가지 관점을 고려하여 전기차 사용자들의 프로파일링(사용자가 누구인가?)에서 고민을 시작해보자. 이 과정을 위해 먼저 설정해야 할 가정은 사용자의 포괄적 정의이다. 전기차를 선택하는 사용자 스스로가 불규칙한 형태를 가진다면 방전에 대한 공포를 느끼게 될 것이므로 자동차 이용에 있어서 규칙성을 갖는다는 가정이 필요하다. 영업사원, 택시 등 주행거리도 길지만 이동 목적지가 분명하지 않은 사용자의 경우 전기차 소비자군에서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초기 사용자를 정의하면서 말이다. , 무엇보다 중요한 사용자 프로파일은 규칙성이다.

먼저 출퇴근이 일정한 직장인을 프로파일링 해보자. 직장인의 전기차에 대한 필요성은 본질적으로 출퇴근용이다. 이동수단이고 품위재적인 성격도 있지만, 자동차의 성능보다는 기본적인 기능, 특히 이동에 소요되는 비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기에 연료비는 매우 중요한 결정요소이다. , 하이브리드나 신-디젤과 같은 연료비 절감형 자동차에 관심을 두는 사용자이다. 상대적으로 직장과 가정간의 거리는 멀다(10~20km)는 가정을 할 수 있다. 자동차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의 연령대가 가정을 구성했다고 가정하면 그 거리는 좀 더 멀어질 수 있다. 지방 공장지대와 같이 출퇴근 거리가 가까운 경우도 있지만, 일정 수준의 거리를 가정하는 것이 짧은 거리를 포함하므로 멀지 않은 일정 수준의 거리로 가정한다. 주말의 행태가 다를 수 있으나 이는 추후 논의하도록 하자.

사용자는 출근해서 거의 이동을 하지 않고 차량은 주차장에 정차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퇴근시에 이동하여 역시 주택의 주차장에 정차되는 행태를 보인다. , 많은 시간이 운행되는 것이 아니라 정차되어 있는 상황이라면 그리고 그 시간 안에 적절한 충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충전은 결핍요소가 아니라 우월요소가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러한 사용자의 전기차 충전에 대한 경험은 충전이라는 과정이 생략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 기존 자동차의 경험에서 주유를 위해 주유소에 들르거나 주유소를 찾아가는 행동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를 위해 제공되어야 하는 솔루션은 주차시의 충전솔루션이다.

주차시의 충전이라는 기본적인 방향성에 근거하여 현 시점에서 고민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한국의 주거형태이다. 집단주거형이 대부분인 현재의 주거형태는 아파트에 충전소가 설치되어야 하는 문제를 안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스마트 충전케이블과 같은 솔루션은 필수적으로 개발되어 제공되어야 한다. 아파트 주차장은 전력만을 제공하고 사용자는 본인 소유의 전력케이블을 사용하는 방안이 초기에 제공되어야 한다. 물론 아파트 단위의 단계적인 충전소의 설치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이는 초기 충전소 확장의 장애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주차시의 충전이라는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집단주거형 주거지역을 제외한 솔루션을 생각해 보도록 하자.

초기 충전소의 보급문제는 이런 이유로 주거지역을 이탈해 주차가 되는 장소인 기업 주차장, 공용 주차장, 상업용 주차장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사무용 건물의 주차장에 충전소를 건설하는 것은 의사결정자가 건물주로 단일하고, 건물의 주차장에 대한 규제와 정책을 정부가 정해갈 수 있으므로 정부와의 정책공조가 이뤄져야 한다. 공영 주차장의 경우는 이미 정부와 한전의 주도로 건설이 이뤄진 상황이니 정부와의 공조는 필수적이다. 상가 주차장의 경우는 현재의 충전소 보조금 정책과 같이 상가 주차장을 소유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서는 보급이 불가능하다.

규칙적 차량 수요자의 프로파일링에 추가로 주말 이동이나 친지 방문과 같은 비정규적인 필요성을 해결할 수 있는 충전솔루션도 필요하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두 대를 가진 상황이 아니므로 전기차는 정규적 이용 이외에 비정규적 이용을 위한 충전솔루션이 갖춰져야 소비자의 선택이 가능해진다. 이 경우는 기존의 주유소를 방문하는 경험과 유사할 수 있고 이러한 비정규적 이용이 준비되지 못할 경우에는 급속충전과 같은 기존의 주유 모델이 필요하다. 이러한 경우 주유소와 같은 급속충전소 제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있고 기존의 주차충전 모델에 규칙화된 원거리 이동을 포함하여 관리하는 방법도 존재한다. , 원거리 이동을 고려하여 주차충전 시의 행태를 관리하게 되면 원거리 이동에 앞서 완충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완충 후에 재충전과 같은 시나리오는 충전인프라 측면에서 해결할 문제라기보다는 테슬라처럼 자동차 메이커가 휴대용으로 해결할 요소로 보인다. 충전인프라 관점에서는 주차충전의 운영에 있어서 사전 계획에 따른 장거리 이동의 문제를 소프트웨어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 목적지의 주차충전 장소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서비스 제공이 필요할 것이다.

2017년 2월 21일 화요일

충전인프라 모델 제안 - 건물 주차장 충전소 모델 ②

1.전기차 충전의 본질적 특성
내연기관차의 주유와 비교해 전기차의 충전이 갖는 본질적인 몇 가지 특성을 생각해보자.

첫 번째 본질적인 특성은 충전은 주유소라는 기존의 주유 개념과는 달리 장소독립(place independency)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주유소는 사용자가 찾아가는 구조이기에 내가 어떤 다른 솔루션을 찾을 수 없다. 충전이라는 기능은 주유소와 같이 고정적 위치적 제한이 있을 수 있지만, 위치적 제한을 푸는 방법이 존재할 수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휴대용 충전케이블의 진화는 필수적이다. 현재 테슬라의 충전케이블은 자가 사용을 전제로 개발되어 있어 타인의 전기를 사용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친구 집에 방문하여 충전하는 경우, 친구 집에 전기요금을 전가하는 모습이 된다. 통신칩이 내장되어 있어 어디서든 사용한 전기를 내가 지불할 수 있게 만드는 스마트 충전케이블은 충전서비스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두 번째 본질적인 특성은 정지지향(stay still tendency)이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주유를 위해 주유소라는 장소로 이동해야 하지만 전기차는 충전을 위해 특정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물론 충전을 위해 특정장소로 이동하는 경우도 존재는 한다) 충전은 내가 정지해 있는 장소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 출근을 하는 직장인의 경우 충전은 집과 사무실이 되어야 하고 여러 곳을 움직이는 세일즈맨의 충전은 집과 공영주차장, 식당 등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 정지지향성은 충전소에 대한 개념을 180도 바꾸게 한다. 충전소를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만들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차가 정지되어 있는 공간에 어떻게 충전솔루션을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 전기차 충전에 대한 고민이 된다.

마지막 특성은 가격의 유동성이다. 현재의 전기차 충전 가격은 정부가 고지를 통해 고정적이다. 하지만 전기가 갖는 특성으로 인해 향후 충전 가격은 다양한 옵션을 만들어 낼 것이다. 현재의 충전요금제를 보면 정부가 일방적으로 충전요금을 정하고 있다. kWh당 급속충전은 313, 완속충전은 평균 약 100(계절, 시간에 따라 변화)으로 정해져 있고, 2017년부터 3년 동안은 완속충전에 대해서는 기본료를 면제하고 사용료에 대한 50% 할인을 명시하고 있다. 정부의 이 요금정책은 두 가지를 가정하고 있다. 첫째는 주유소와 동일한 개념의 급속충전소를 가정하고 있고, 또 하나는 전기차 소유자가 완속충전기를 댁내에 설치하여 충전하는 것을 가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의 본격적 보급을 위해서는 현재 보여지는 단순한 요금구조가 아니라 전기가 갖고 있는 특성에 따른 아주 다양한 요금이 출현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독립주택에 거주하는 전기차 사용자의 경우 댁내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이 있다면 전기차의 충전은 가장 먼저 이를 통해 이뤄질 것이고 이 사용자는 전기차를 충전하기 위해 ESS와 연결된 자전거로 운동을 할지도 모른다. 이 경우 한전이 제공하는 전력망에 연결되어 있으므로 충전요금은 무료일 수도 있고 마이너스 요금일 수도 있다. 한 여름 에어컨이 쓰여지는 시간대에 이런 충전행위가 발생하면 한전은 거꾸로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공장에 출근한 사용자가 공장의 오프피크 무료 전기를 사용해 충전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퇴근하는 형태가 나타날 수도 있다. 공장은 다양한 이유로 ESS를 활용할 수도 있고 특정시간 대에 남는 전기를 직원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수도 있다. , 전기가 갖고 있는 특성에 맞춰서 가장 저렴한 충전방식을 택하는 것도 나타날 것이다.

정리하면 전기차의 충전이라는 행위는 아직 상품이 존재하지 않기에 나타나지 않은 본질적인 필요성 3가지가 있는 것이다. 첫째는 어디에서나 충전할 수 있다는 장소독립성이고 둘째는 나의 차가 정리해있을 때 충전이 되어야 한다는 정지지향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충전가격에 대한 탄력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2017년 2월 20일 월요일

충전인프라 모델 제안 - 건물 주차장 충전소 모델 ①

전기차 충전에 대해 고려를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전기차라는 제품이 소비자들의 필요성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산업적인 필요성에 의해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이동수단으로서 자동차를 생각하고 그 가치를 속도, 안전, 디자인, 가격 등등을 고려하여 자동차를 구매했다. 주유라는 구매 후의 운영시설에 대한 고려는 자동차 구매 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아주 오랫동안 당연시 되어왔던 자동차 운행에 대한 습관이 존재했기에 내연기관 자동차에 있어 주유라는 습관이 그 어떤 자동차 관련 행위에 있어서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따라서 주유 혹은 충전이라는 전기차가 현대 당면하고 있는 문제는 결핍의 문제이다. 당연히 문제없이 제공되어야 하는 기능이 고려해야 할 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기차 충전의 문제를 푸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기존의 주유소와 같은 충전소를 주유소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설치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이 현재의 충전소에 대한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고민되고 있다. 급속충전소를 얼마나 많이 설치할 것인가? 배터리 교환방식 충전소의 타당성은 존재하는가? 장거리 운행을 위한 충전소 설치는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가? 등의 문제는 충전소는 주유소와 거의 같아야 한다는 가정하에 등장하는 질문들이다. 하지만 과연 전기차 충전 문제를 고민하면서 시작점이 내연기관 자동차이어야 하는가는 생각해봐야 할 이슈이다.

전기차는 언급한대로 시장의 필요성이나 소비자의 필요성에 의해 나타난 것이 아니다. 전기라는 동력원이 휘발유나 디젤 대비 우월한 효율을 갖고 있다는 것은 100년 전부터 검증된 사실이고 저탄소 저공해 그린 자동차의 의미지도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단지 전기차가 시장에서 의미 있는 대안으로 등장한 것은 테슬라라는 걸출한 기업이 매력적인 전기차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테슬라가 만든 Model S와 같은 매력적인 자동차를 보면서 자신을 환경친화적인 그리고 앞서가는 소비자로 규정하기 위해 전기차를 선호하기 시작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그런 이유로 초기의 테슬라 사용자들에 셀러브리티들이 많다). 물론 미국의 경우 테슬라의 충전설비가 비교적 충분히 갖춰져 있기에 전기차에 대한 의사결정에서 충전이라는 기능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테슬라는 무료충전이라는 약간은 혁신적인 제안을 통해 우려를 잠재운 것이지 충전에 대한 우려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테슬라는 전기차가 가진 다양한 매력과 충전솔루션(무료충전, 급속충전소, 다양한 충전케이블 등)을 제공함으로써 전기차의 충전이라는 결핍을 해결해내었다. , 테슬라와 같은 주도적인 충전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존재하지 않는 한국이라는 환경에서 충전이라는 기능은 여전히 결핍이고 이 결핍은 전기차의 보급에 결정적인 장애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충전의 문제를 풀이 위해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주유소 모델에서 답을 찾는 것은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가 가진 근본적인 차이를 생각하지 않은 잘못된 접근방식이다. 다시 돌아가서 전기차는 소비자가 요구한 필요성을 반영한 제품이 아니다. , 기술적 진화 혹은 혁신적인 사업자가 소비자를 가이드 해가는 그런 제품이다. 애플의 아이폰이 그랬듯이, 아이폰이 제공했던 다양한 사용자 경험은 아이폰이 소비자를 가이드 한 것이지 소비자의 필요성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물론 소비자들이 상상할 수 있었지만, 기존의 피처폰 시대에 소비자들의 필요성으로 발현되지는 못했었다. , 전기차의 충전에 대한 고민은 기존의 내연기관차 주유와는 별도로 나타나지 않은 본질적인 고객경험을 가정하면서 설계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