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일 월요일

신재생에너지 글로벌 보급 현황

세계는 경제 성장을 촉진해야 할까, 아니면 기후 변화에 대처해야 할까? 이런 이분법식 사고방식은 일부 전문가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그 가치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석탄, 석유, 천연가스 같은 화석 연료가 여전히 세계 에너지 공급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래는 바람과 태양과 같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에 달렸다는 사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힘을 받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현재 새로 가동에 들어간 전력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성장은 일부분 더 깨끗한 에너지를 공급하려는 정부와 앞을 내다보는 기업들의 약속에 기인한 것이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점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 특히 풍력과 태양광 발전 단가의 급락이다. 지난 8년 동안 태양광 패널 가격은 80%, 풍력 터빈은 1/3 가까이 내려갔다고 국제 재생 에너지 기구는 이야기한다.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이미 신재생에너지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경우 풍력 터빈이 가정용 전기의 95%를 공급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과 유럽 외에도 최근 미국 역시 주목할 만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에너지 정보국은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가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10% 이상을 차지했다고 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성장의 방침으로 화석 연료, 특히 석탄을 강조하고 있으며 풍력을 신뢰할 수 없는 에너지원이라고 폄하하기도 했지만, 그가 그와 같은 연설을 했던 아이오와 주의 경우 풍력 터빈이 들판을 뒤덮으며 주 발전량의 36%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메시지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 같은 대기업들이 자사의 데이터 센터의 전력 공급원으로 이런 신재생에너지의 이용 가능성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특히, “바람이 불지 않거나 태양이 비치지 않을 때는 어떡할 것이냐와 같은 회의론자들의 의문은 배터리 저장 용량의 증가와 생산 비용의 급격한 하락 등으로 이제는 전기를 24시간 계속해서 흐르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발전은 부분적으로 전기차에 큰 베팅을 하고 있는 일부 자동차 제조업체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물론 현재 도로를 달리고 있는 전기차는 여전히 드물지만, 막대한 투자로 인해 향후 수년 내에 빠르게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이미 세계의 점점 더 많은 곳에서 신재생에너지가 화석 연료와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대부분의 기업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물론 갈 길이 여전히 멀긴 하지만, 재생 가능 에너지의 추세선이 급등하고 있으며 에너지 공급원의 변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아마도 기후 변화를 늦추는 데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전 세계적으로 티핑 포인트에 도달한 것이다.

REN21(Renewable Energy Policy Network for the 21st Century)재생에너지 2016 세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많은 국가에서 신재생에너지가 경쟁력 있는 주류 에너지원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음을 보여준다. 2015년은 신재생에너지 설치 면에서 기록적인 한 해였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은 기록적으로 늘어나서 147GW 용량이 신규로 설치되었다. 수송부문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확대되었으며, 분산형 신재생에너지는 세계적으로 에너지 부유층과 빈곤층 간의 격차를 점차 좁혀 가고 있다.

2014년 기준 세계 최종 에너지 소비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19.2%에 달한다. 현대적인 신재생에너지는 세계 최종 에너지 소비의 10.3%를 차지하였고 재래식 바이오매스의 비중은 8.9%에 머물렀다. 현대적 신재생에너지 중에서 주로 열에너지(바이오매스, 지열, 태양열 등)의 비중이 최종 에너지의 4.2%로 가장 크고 그 다음 수력 3.9%, 태양광과 풍력 등 발전 1.4%, 바이오연료가 0.8% 순이다. 난방과 조리용으로 직접 태우는 나무, 목판, 나뭇잎, 농업찌꺼기, 폐기물, 가축 분뇨 같은 재래식 바이오매스는 주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와 인도의 농촌 지역, 남미의 농촌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파리협정이 체결되면서 각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은 강화될 전망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189개국의 국가별 기여방안을 살펴보면 147개국이 신재생에너지를 언급하고 있다. 2016년 초를 시점으로 173개국이 신재생에너지 목표를 가지고 있고 146개국이 신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도시, 마을,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계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투자를 주도하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2015년 세계 신재생에너지 투자의 1/3을 차지한다. 수력, 태양광발전, 풍력, 태양열난방 등 여러 분야에서 중국이 보급과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에탄올 등 바이오연료 생산을 브라질과 함께 주도하면서 동시에 풍력과 태양광 확대도 활발하다. 일본은 태양광이, 전반적인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주도했던 독일은 지금은 풍력 분야 투자가 활발한 편이다. 새로운 신재생에너지 시장으로 인도가 부상하고 있으며 영국도 태양광과 해상 풍력의 보급이 활발한 편이다.

GDP 대비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활발한 국가는 주로 개도국들로 모리타니아, 온두라스, 우루과이, 모로코, 자메이카 순이다.

[2015년 세계 신재생에너지 투자 상위 5개국]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총 용량은 중국, 미국, 브라질, 독일, 캐나다 순이다. 수력을 제외하면 브라질과 캐나다가 빠지고 대신 일본, 인도가 세계 5위권에 들어간다. 인구당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은 덴마크, 독일, 스웨덴, 스페인, 포르투갈 순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적극적인 서유럽 지역이 강세이다.

설비용량 기준으로 중국은 수력, 태양광, 풍력, 태양열, 지열난방 분야에서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하였다. 바이오에너지 발전과 지열발전은 미국, 태양열발전(CSP)은 스페인이 가장 많은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2015, 독일을 제치고 태양광 총 용량에서도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신재생에너지는 특히 발전부문에서 두드러진 역할을 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신재생에너지는 세계 발전용량의 28.9%, 세계 전력 생산의 23.7%를 차지하였다. 세계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은 수력을 포함하면 총 1,849GW 2014년 대비 약 9% 증가하였다. 2015년 신재생에너지는 세계 신규 발전용량의 약 60%를 차지하였다. 몇몇 나라에서는 변동하는 신재생에너지(풍력, 태양광 등)의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풍력은 덴마크 전력 수요의 42%, 우루과이의 15.5%를 차지하였고 독일의 4개 주에서 전력 수요의 60% 이상을 담당하였다. 태양광은 각각 이탈리아 전력 수요의 7.8%, 그리스에서 6.5%, 독일에서 6.4%를 차지하였다.

2015년을 기준으로 수력을 제외한 세계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은 785GW에 달한다. 1990년대 중반부터 지속해서 늘어난 풍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2000년대 중반부터 보급 속도가 빨라진 태양광이 다음 순서이다. 2010년까지 세계 신재생에너지 보급은 유럽과 북미가, 그 중 독일과 미국이 시장을 주도했지만 2010년 전후로 중국이 본격적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나서면서 순위가 달라졌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이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이며 미국, 독일, 일본, 인도 등이 뒤를 따르고 있다. 중국은 2015년에만 풍력과 태양광을 각각 30.8GW, 15.1GW를 보급하였다.

신재생에너지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신재생에너지 기술의 경제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the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에 따르면 2009년 코펜하겐 회의 이후 6년 만에 태양광시스템 가격이 70%나 하락하였고 풍력은 이미 기존 발전과 경쟁할 수 있는 경제적인 발전기술이 되었다.

BNEF(Bloomberg New Energy Finance)에 따르면 현재 발전원별 국제 평균적인 발전단가는 kWh당 태양광 140, 풍력 90, 석탄 60, 가스 70, 원자력 120원으로 평가된다. 물론 각국의 여건과 정책에 따라서 기술별 발전단가는 큰 편차를 보인다. 한국은 국제 평균과 비교하면 원전의 발전단가는 매우 낮지만 가스발전의 단가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미국은 태양광 보급 확대를 위한 SunShot Initiative(선샷 계획)를 추진 중인데 현재 kWh 10센트인 대규모 태양광 설비의 발전단가를 2020년까지 6센트로 낮추어 태양광 보급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2020년이면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원가는 화력발전과 비슷한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에 따르면 지리적 여건이 우수하고 금융 환경도 좋은 지역에서 진행 중인 유틸리티 스케일의 대규모 태양광 사업은 kWh 5~9센트 수준으로 장기계약 가격이 형성되고 있고 진행 중인 주요 풍력 프로젝트도 3~9센트 수준에서 장기계약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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