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에 따르면 미국에서
태양광 발전량이 급변동하는 덕 커브(Duck curve) 현상이 캘리포니아계통운영기구(CAISO)의 당초 전망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덕
커브란 신재생, 특히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하면서 일출에서 일몰 사이에 순 부하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즉, 아침에 해가 뜨면서 태양광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게 되면 그 만큼 수요가 줄어 석탄과 원자력발전 등 다른 에너지원의 발전량이 줄어들게 된다.
캘리포니아계통운영기구는 2013년 태양광 발전량 급증으로 일출 후 수요의 대부분을 태양광이 담당하게 되면서 덕 커브 현상을 처음 발견했는데, 태양광 보급 확대에 따라 점차 심해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덕
커브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 전력망의 안정적 운영이 곤란해지는 데다, 예비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해서 운영유지비도
증가해 계통운영기관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크다. 특히, 덕
커브 현상은 처음에는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봄철(3월)에
주로 나타났지만 점차 계절에 상관없이 발생하고 있고, 주중보다는 총 부하수준이 낮은 주말에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태양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13%로 미국에서 가장 높다. 이중 8%가 대규모 태양광발전이다. 반면 하와이주는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태양광 비중이 7.9%로 높지만, 이중 6.9%가 주택용 태양광과 같은 분산형 태양광이다. 두 개 주 모두
덕 커브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캘리포니아 주는 대규모 태양광이, 하와이주는 주택용 태양광이 주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캘리포니아계통운영기구는 덕 커브 심화 현상과 일몰 후 급격한 출력 증발 대응을 위해
전력회사에 ESS 조달의무를 도입하고, 시간대별 요금제 등의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태양광발전량이 적은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한전이 2005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시간대별 원별 발전량 중 전력시장 거래실적을 활용해 순부하량을 분석한 결과, 순부하 최저치는 모두 일요일에
나타났다. 발생시간이 오전 8~9시와 오후 1~4시 사이로 이동함에 따라 덕 커브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2016년의
경우 국내 덕 커브 현상은 냉방수요가 집중되는 6~9월을 제외하고 발생했다. 냉방수요가 몰리는 여름철에는 태양광 발전량이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낮 시간대 수요 급증으로 인해 순부하가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5월과 11~3월
사이에 덕 커브 현상이 발생했으며, 특히 11~3월 사이에
더욱 뚜렷하게 관찰돼 앞으로 겨울철 계통운영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국내 덕 커브 현상은
전체 발전량 중 태양광 발전 비중이 1% 미만으로 낮아 태양광 발전량보다 낮 시간 전력수요의 높고 낮음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하지만 2013년
이후 태양광발전 보급 급증에 따라 태양광 발전 전력량이 늘어났고, 향후 정부의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에 따라 태양광발전의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되면서 덕 커브 현상도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재생에너지는 지역 및
기후 특성에 따른 발전출력 예측이 어렵고, 심한 출력변동을 가지고 있어 전력계통 측에 전압 및 주파수변동과
같은 전력품질 관련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안정적인 전력공급과 양질의 전력품질 유지를 위해 전력회사는
계통운영 여건에 적합한 주파수 반응, 무효전력 보상, Fault
Ride Though Capability 등과 같은 계통연계 기준(Grid Code)을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원의 출력 불균형을 완화하고, 전력품질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리튬전지를 활용한 에너지저장(ESS, Energy Storage System) 장치
기술이 필요하다.
전력계통의 특징은 전력생산과
전력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어, 전력소비 변화에 따라서 실시간으로 전력 생산량을 조절해야 하는 생명체와
같은 특성을 지닌다. 에너지저장장치(ESS)는 배터리에 전력을
저장(충전)하여 필요할 때 공급(방전)함으로써 전력이용 효율을 높여주는 시스템으로 전력계통에서 발전소, 송배전계통, 수용가에 설치되어 운영할 수 있다. 전기요금이 저렴할 때 또는 전력이 남을 때 전력을 저장한 후 전기요금이 비싼 첨두부하 시간대 또는 전력이 부족할
때 방전하여 수요관리에 변혁을 가져올 수 있다.
ESS
특징은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전력계통의 “생산-소비” 패러다임을
“생산-저장-소비” 패러다임으로 바꾼 것이다. ESS 적용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출력 안정과 에너지 활용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일시적이지만 발전소 이상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수 조원을 들여 발전소를 건설하지 않고서도 ESS 충방전만으로 일정 전력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선진국들은 에너지 분야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후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태양광, 풍력과 같은 신재생발전에 ESS를 연계시켜
생산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함으로써 신재생발전의 효율과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ESS는 전기수요가 낮은 밤에 생산된 전기를 충전하고 전기수요가 높은 낮에 이를 방전함으로써 발전소의
이용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데, 태양광 발전에 설치하는 ESS는
태양광 발전의 특성상 일조량이 좋은 낮에 많이 생산된 전기를 충전하고 저녁시간에 방전을 유도해, 낮에
최대발전으로 생기는 전력망 접속용량 부족을 완화시키고 봄 가을 겨울의 밤에 생기는 높은 전기수요에 대응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가. 국외 동향
2015년 10월 미국 Aliso Canyon 가스 저장소에서 치명적인 가스 누출 사태가 발생했다. 가스를
원료로 전력을 생산해 온 주변 발전 업체들은 가동이 어려워졌다. 새로 발전소를 짓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자칫 전력 부족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주지사는 비상 사태를 선포했다. 2016년 5월 캘리포니아 공공발전위원회는 400MWh 규모의 ESS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약 6개월만인 2017년 1월, ESS 설치가 완료되어 캘리포니아는 전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Aliso Canyon 사례는 ESS의
수요가 새로운 성장 국면에 들어갔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가 가능했던 이유는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수년 간의 테스트로 신뢰성을 확보했으며, 캘리포니아
지역의 특성상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아 전력 저장의 효율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Aliso
Canyon의 사례는 ESS 시장에 몇 가지 유의미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첫째는 리튬이온 ESS가 전력 공급 수단으로 유의미하게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전력은 저장이 어렵기 때문에 전력 업체는 과도하다고 보일 정도로 여유 전력 생산능력을 확보해야 하고 이로 인한
비효율이 높다. 과거부터 남는 전력을 이용해서 낮은 곳의 물은 높은 곳으로 이동시키고 전력이 필요할
때는 높은 곳에 저장된 물을 수력발전으로 공급해 주는 양수발전의 형태로 전력을 저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수발전은 특정 입지 조건이 필요해 지리적 한계가 크고 환경 문제 등을 야기할 뿐 아니라 효율도 낮아서 시장이 확대되기에 한계가 있다.
양수발전에 비해서 비교할
수 없이 효율이 높고 설치가 자유로운 리튬이온전지 기반의 ESS는 수년 전부터 전력을 저장하는 우수한
방법으로 주목 받아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원가와 보수적인 전력 시장의 특성으로 인해서 리튬이온
기반의 ESS 시장의 성장은 제한되어 왔다. 그러나 배터리
가격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고 지난 수년 간의 실증 사업 결과 안정적인 피드백을 확보하면서 높은 성장에 대한 기대가 유효해 졌다.
그 두 번째 변화는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리튬이온 ESS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해당 프로젝트가 예산과 시간의 한도 내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경제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은 주로 낮에 발전되는 잉여 태양광 전력을 저장했다가 밤에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는 물론
캘리포니아 지역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통상적으로 전력 수요는 낮에 높아지고 밤에 낮아진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지역은 전기 난방의 비중이 높아 난방 수요가 있는 저녁 시간에 전력 수요가 높아지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낮에만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이 가세하면서 기존 전력망에 미치는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지역의 경우
전체 전력 생산 설비 중 태양광 비중이 30~40%에 달하도록 커지면서 태양빛이 비치는 낮에 전력 생산량이
많고 밤에는 줄어든다. 이로 인해서 전력 부하가 낮에는 심하게 낮아지고 밤에는 극심하게 올라가는 덕
커브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전력망에 부담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가스 발전소 입장에서는 시간대별로 공급해야
하는 전력의 편차가 커져 가동률 조정 부담이 생겨 비용이 크게 높아진다. 또한 전력 공급 과잉인 낮에
전기 가격이 낮아져 ESS 설치를 통해서 이를 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2016년 리튬이온 ESS 시장은 2.8GWh로 2015년 1.7GWh에
비해 65% 고성장했다. 전력용 시장이 가장 크게 성장했는데
미국 Aliso Canyon의 400MWh를 비롯,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주파수 조정용 프로젝트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전력의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으면 주파수가 불안정해지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 전력 설비의 약 1~1.5%를
주파수 조정용 설비로 할당해왔다. 그러나 ESS로 대체하면
단시간 내에 주파수를 맞출 수 있고 기존 설비를 100% 가동할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주파수 조정용 시장에서는 이미 현재 가격에서도 경제성을 확보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파수
조정용 잠재 시장 규모는 전체 전력 설비의 약 0.3~0.5% 수준인
30GWh 내외로 추정된다. 중기적으로는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피크 수요 대응 등 사용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늘어난
점도 ESS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독일, 미국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20%를 넘어서고 있다. 문제는 신재생에너지의 특성상
태양빛이 비치거나 바람이 부는 시기에는 발전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발전량이 주는 등 발전량의 변동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전력망의 부담을 높이고 전력 수급을 불안정하게 한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와 연계된 ESS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리튬이온 ESS 시장은 2016년 2.8GWh에서 25배
성장한 69GWh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용 시장이 26배 성장한 33GWh로 가장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 주파수 조정용 시장 및 신재생에너지 연계 시장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중기적으로는 ESS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력망을 보완하는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며 수요처가 확대될 전망이다. 상업/가정용 시장은 23배 성장한 23GWh로 추산된다.
단기적으로는 보조금 지원을 통해 성장하고 있으나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테슬라의 파워월2가 성공적으로 출시되면서 경쟁 업체들의 원가
절감 및 기술 혁신을 가속화시켜 시장 성장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통신용/UPS 시장의 경우 12GWh로
15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리튬이온전지가 기존 납축전지보다 경제성을 확보하고
있어, UPS업체가 리튬이온 기반의 솔루션을 제공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UPS의 저장장치는 빠르게 리튬이온으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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